[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팔꿈치 수술 복귀 후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그의 재기를 반신반의했던 토론토 구단은 이제 확신으로 가득하다. 류현진은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각)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경기에서 5이닝 동안 4안고 3실점(2자책점)으로 역투하며 8대3 승리를 이끌었다.
1회초 호세 라미레즈에게 좌월 솔로홈런, 5회 타일러 프리먼에 좌월 솔로포를 내준 류현진은 6회 선두 콜 칼훈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한 뒤 라미레즈와 오스카 곤잘레스를 연속 땅볼로 잘 유도했으나, 수비 실책 잇달아 나오면서 무사 만루에 몰려 이미 가르시아로 교체됐다.
대량실점의 위기에서 가르시아는 라몬 로리노에게 밀어내기 사구를 허용했지만, 후속 3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경기 후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이 기막히게(awesome) 던졌다. 효율적이었고 제구가 뛰어났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6회 실책 2개가 없었다면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도 가능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5경기에서 24이닝을 투구해 3승1패, 평균자책점(ERA) 2.25, 5볼넷, 20탈삼진을 기록했다. 규정이닝에 미달돼서 그렇지 ERA와 WHIP(1.000)는 AL 각 1위, 피안타율(0.211)은 2위에 해당한다. 기대이상의 호투를 펼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류현진이 부상에서 이처럼 잘 던진 것은 생애 두 번째다. LA 다저스 시절은 2018년 시즌 시작 후 한 달만에 사타구니 부상으로 이탈한 류현진은 8월 중순 복귀해 남은 시즌 9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1.88을 마크한 바 있다. 류현진은 기세를 몰아 2019년을 사이영상급 피칭으로 장식한 뒤 그해 말 FA 대박을 터뜨렸다.
이번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빈티지 류(Vintage Ryu)'를 완벽하게 되찾았다. 구석구석을 찌르는 코너워크와 다채로운 볼배합, 현란한 완급조절이 돋보이고 있다. 이날 29개를 던진 포심 직구 구속은 최고 90.8마일, 평균 88.2마일이었다. 13개를 던진 커브의 최저 구속은 64.6마일이었다. 최고와 최저 구속 차이가 무려 26.2마일(42.2㎞)이었다. '류현진 게임'에서 최고 구속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1년 이상의 재활을 거쳐 후반기에 돌아와 폭발적인 피칭을 한 대표적인 투수로 제이콥 디그롬이 꼽힌다.
디그롬은 뉴욕 메츠 시절인 지난해 후반기 1년여의 재활을 마치고 돌아와 11경기에서 5승4패, ERA 3.08, 102탈삼진을 올린 뒤 시즌 후 FA 시장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 1억8500만달러에 계약했다.
앞서 2021년 7월 오른팔 부상을 입어 그대로 시즌을 마감한 디그롬은 지난해 스프링트레이닝에 참가해 2경기를 던진 뒤 3월 말 갑작스럽게 오른 견갑골 스트레스 반응(stress reaction in right scapula) 진단을 받고 다시 IL 등재됐다.
이후 그는 3개월에 걸친 치료와 재활을 거쳐 7월 한 달간 4차례 마이너리그 경기를 소화한 뒤 8월 3일 워싱턴 내셔널스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다. 5이닝 3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디그롬은 8월 26일 콜로라도 로키스전까지 5경기에서 29⅓이닝을 던져 3승1패, 평균자책점 2.15, 2볼넷, 46탈삼진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정착했다.
5경기 성적이 올해 후반기 류현진과 매우 흡사하다. 류현진은 남은 시즌 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지키면 6번 추가 등판이 가능하다. 작년 디그롬처럼 복귀 후 11경기를 던지는 셈이다. 류현진도 이번 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
디그롬은 올해 4월 한 달을 던지고 난 뒤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접었다. 그리고 지난 6월 13일 토미존 서저리를 받았다. 내년 8월 복귀가 목표다. 류현진이 지난 1년여간 밟은 재활을 디그롬이 이제 막 시작한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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