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진수(가명) 엄마는 얼마 전 아들과 함께 줄넘기를 시작했다. 이웃집 엄마는 '부모 모두 키가 작지만 자기 아들은 줄넘기를 열심히 한 덕분에 키가 훤칠하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진수 엄마도 어디선가 줄넘기가 성장판을 자극해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운동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아들이 혼자 하면 잘 안 할까봐 시간을 내서 함께 줄넘기를 하는데, 아들이 도통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줄넘기를 하면 다리가 너무 아프다며 하기 싫어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투정인 줄 알았는데, 진짜 아파하는 것 같아 계속 줄넘기를 시켜도 되는지 고민스럽다.
농구나 줄넘기처럼 성장판을 자극하는 운동이 키를 크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농구나 줄넘기만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것은 아니다. 달리기, 스트레칭, 근력 운동 등 대부분의 운동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꼭 줄넘기나 농구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근력운동도 성장호르몬을 분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과거에는 근력운동이 키 성장을 방해된다고 권하지 않았지만 이후 많은 연구에서 근력운동이 키 성장을 돕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근력운동은 한 번 하면 충분히 근육이 회복할 시간을 주어야 하고, 어른들처럼 너무 과도한 근력운동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밴드를 이용한 근력운동이나 자기 체중을 이용하는 앉았다 일어서기, 팔굽혀펴기 등이 적당하다.
유산소 운동이든, 근력운동이든 아이가 재미있게 즐기고, 너무 몸이 피로하지 않은 선에서 적절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싫은데 억지로 하거나 너무 많이 해서 몸이 스트레스를 받아 피로해지면 성장호르몬이 키 성장보다는 피로를 푸는데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운동을 하는 데도 키가 잘 크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고강도 운동은 30~60분 정도, 중강도의 운동은 60분 정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을 하는 것 못지않게 휴식도 잘해야 한다. 성장호르몬은 운동을 할 때도 많이 나오지만 쉴 때 더 많이 나온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
연구에 의하면 운동을 시작하면 처음에는 성장호르몬이 급격히 증가하다 몸이 어느 정도 운동에 적응한 다음부터는 증가 속도가 둔화돼 운동이 끝난 직후 최고치에 이른다고 한다.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호르몬 수치가 낮아지지만 운동이 끝난 후 60분까지는 평소보다 성장호르몬 수치가 높다.
또한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되었다고 바로 키가 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세하게 손상된 근육이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듯이 뼈도 성장호르몬이 성장판의 연골세포가 분화돼 증식할 수 있게 도와줄 시간을 주어야 자란다.
가장 바람직한 패턴은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을 하루하고 하루 쉬는 것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이어야 꾸준히 할 수 있고, 하루걸러 운동해야 성장호르몬이 성장판 연골세포가 충분히 증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움말=인천힘찬종합병원바른성장클리닉 박혜영 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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