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 양궁은 세계 최고다."
한국 양궁이 걸어온 길이 곧 세계 양궁의 역사였다. 금빛 사냥을 펼쳤던 레전드들이 후배들을 향해 뜨거운 격려를 보냈다.
3일 서울 용산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2023년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파이널 매치가 펼쳐졌다. 이 대회는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특히 올해는 한국 양궁 60주년을 맞아 대회 규모를 키웠다. 리커브에 이어 컴파운드 종목도 신설했다. 역대 최다인 209명이 참가해 우승 트로피를 놓겨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상금도 총 5억2000만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자랑했다. 우승자에게는 상금 1억원(리커브 부문 기준, 컴파운드 1위는 2000만원)이 지급됐다.
한국 양궁은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2023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한국 리커브 여자 대표팀은 단 하나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2011년 토리노 대회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남자 단체전, 남녀 혼성전 금메달 두 개에 머물렀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위기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현장을 찾은 레전드들은 후배들을 응원했다. 1979년 세계선수권에서 5관왕을 차지한 김진호는 "세계선수권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경기란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 아마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아시안게임에선 편안한 마음으로 더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박경모는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자극이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 번은 고비가 오지 않을까 싶었다. 이번을 계기로 모두 새로운 생각을 갖고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 대한민국 양궁은 세계 최고다. 후배들도 이 길을 잘 따라가고 있다. 자신을 믿고, 사선에 섰을 때는 덤덤하게 내가 최고라는 마음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레전드' 선배들의 응원에 후배들은 굳은 각오를 다졌다. 도쿄올림픽 3관왕에 빛나는 안산(22·광주여대)은 "큰 경험 했다고 생각한다. 아시안게임 열심히 준비하겠다. 당연한 승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막내 에이스 김제덕(19·예천군청)은 "연습과 경험이 중요하다. 아시안게임 남자 대표팀 우승하고 싶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은 결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바쁜 시간을 쪼개 선수들을 응원했다. 또한, 현장에 수 백 명의 팬이 찾아 아시안게임을 앞둔 태극전사들을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했다. 대표팀 맏형 오진혁(42·현대제철)은 "선수들의 분위기가 다소 다운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많은 팬께서 관심을 갖고 응원해주신다.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진행된 리커브 여자 결승전에선 정다소미(33·현대백화점)가 유수정(28·현대백화점)을 세트스코어 7대3(30-28, 38-27, 27-28, 29-29, 29-27)으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정다소미는 예선전부터 1위를 차지하며 정상에 도달했다. 뒤이어 열린 남자부에선 슛오프 끝에 이우석(26·코오롱엑스텐보이즈)이 구대한(30·청주시청)을 제압했다. 두 선수는 세트스코어 5대5(30-28, 28-29, 30-30, 29-27, 27-29)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슛오프에서도 둘 모두 10점을 쏘며 팽팽했다. 하지만 이우석이 X10에 조금 더 가까이 쏘며 우승을 차지했다. 컴파운드 남녀 초대 챔피언엔 최용희(39·현대제철)와 오유현(34·전북도청)이 각각 올랐다. 용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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