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축구의 불문율이다.
사실 광주FC에 '절대 1강' 울산 현대은 미지의 세계였다. 2015년 8월부터 무려 8년 동안 16경기 연속 무승(5무11패)이었다. 올해도 2전 전패였다.
설상가상, 주축 선수 4명이 그라운드에서 사라졌다. 아사니, 허율, 엄지성, 티모 등이 경고 누적과 부상, U-22(22세 이하) 대표 차출로 결장했다. 휘슬이 울리기도 전 추가 울산으로 기운 듯했다.
하지만 이정효 광주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공격 앞으로'를 외쳤다. "부담이 크다. 준비하는 단계에서 4일 전에는 '현타'가 왔다. 다행히 선수들이 잘 준비해 줬다. 우리의 색깔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가 울산이지만 공격적으로 '맞장'을 뜨겠다. 실점을 안하고 두들기면 기회가 올 것이다." 자신감은 현실이었다.
광주가 대어 울산을 낚았다. 광주는 3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9라운드에서 투톱인 이건희와 베카의 릴레이골을 앞세워 울산을 2대0으로 제압했다. 지칠 줄 모르는 투지와 강력한 압박이 울산의 허를 찔렀다. 9경기 연속 무패(4승5무)를 질주한 돌풍의 광주는 3위(승점 45)로 다시 올라섰다.
이 감독의 소감이 걸작이다. 그는 "어느 팀과 맞닥뜨려도 똑같다. 항상 골을 위해서 전체가 사투, 투혼, 없는 힘을 끄집어낸다. 선수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며 "어디까지 갈지 나도 궁금하다. 선수들을 위해 내가 정말 잘 해야 할 것 같다. 나만 잘 하면 된다"고 했다.
29세의 나이에 클린스만호에 발탁돼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이순민은 만능이었다. 센터백에서 출발한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에 이어 왼쪽 풀백으로 세 차례나 보직을 변경했다. 그는 울산의 공세를 육탄방어하며 팀의 무실점 완승을 이끌어냈다.
이순민은 "원정이었고, 1위팀이다. 올해 한 번도 이기지 못해 꼭 이기고 싶었다. 준비한 선수들이 베스트11이다.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이 100% 잘 됐기 때문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울산을 잡은 광주는 12승을 기록, 창단 후 1부 최다승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순민은 '래퍼 축구 선수'로 유명하다. 지난해 K리그 시상식에서 현란한 '랩'으로 화제를 뿌렸다. 그는 "꿈을 꾸면서 열심히 살아왔다. 어느 순간 처해 있는 현실이 꿈을 꾸게 만든다"며 "한계를 모르겠고, 가지고 있었던 선입견이 허물어진다. 팀에서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고, 벽을 깨면서 꿈을 꿔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현실이 팀원들에게 더 큰 꿈게 만드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반면 안방에서 광주에 충격패를 당한 울산은 '절대 1강'의 위력을 완전히 잃은 분위기다. 울산은 승점 61점에 머물렀다. 전날 인천 유나이티드를 2대0으로 꺾은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53)와의 승점 차도 한 자릿수인 8점에 불과하다.
홍명보 감독은 "책임감, 응집력을 요즘 전혀 느낄 수 없다. 개개인의 능력이 있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팀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개개인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지난해 우승하는 과정에서 헌신하는 모습들이 있었다. 그러나 전혀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다"고 아픈 현실을 토로했다.
'팀 광주'가 '스타 플레이어'로 가득찬 울산을 꺾었다. 이유있는 대반란이었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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