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캡틴 쏜' 손흥민이 심리적으로 힘겨워하던 동료의 기를 살려주며 주장의 품격을 보여줬다.
토트넘은 1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셰필드유나이티드와 2023~2024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에서 짜릿한 2대1 역전승을 거둔 뒤 홈팬 앞에서 승리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다같이 골문 방향으로 달려와 팬들의 환호성에 맞춰 점프하는 의식이다.
'캡틴' 손흥민은 혼자 달리지 않았다. 부활포를 쏜 브라질 출신 동료 공격수 히샬리송을 팬들 앞으로 끌고갔다. 히샬리송의 등을 밀었다. 그러고는 관중석을 바라보며 검지 손가락으로 히샬리송을 가리켰다. '이 친구가 오늘 주인공'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히샬리송은 0-1로 끌려가던 후반 막바지 35분 파페 마타르 사르와 교체투입했다. 손흥민에게 또 원톱 자리를 내준 그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꺼낸 반전카드 중 하나였다.
투입 후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던 히샬리송은 후반 추가시간 8분에 찾아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반 페리시치의 코너킥을 문전 앞 감각적인 헤더로 득점했다. 브라질 유니폼을 입고 치른 페루와 월드컵 예선에선 득점이 비디오판독시스템(VAR) 판독 끝에 취소된 바 있어 이날 득점이 더욱 반가웠다.
올시즌 리그 5라운드만에 터뜨린 마수걸이 골로 마음고생을 털었다. 히샬리송은 9월 A매치 기간 중 벤치에서 서럽게 우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지난 5개월간 경기장 밖에서 금전적인 문제,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토트넘으로 돌아가서 심리 치료를 받을 계획이라고도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토트넘 동료들에게 히샬리송의 '부활포'는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은 히샬리송이 투입된 시점에 벤치로 물러났다. 별다른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해 기분이 상할 법도 하다. 하지만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10분 데얀 클루셉스키의 역전 결승골로 승리하자마자 히샬리송 쪽으로 다가가 진심을 다해 꼭 안아줬다. 경쟁자이기 전에 동료인 선수를 챙기는 '주장의 품격'이다.
손흥민의 행동 하나에 토트넘 분위기는 더 훈훈해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선임 후 분위기를 끌어올린 토트넘은 개막전 무승부 뒤 4연승을 질주하며 4승1무 승점 13점을 기록했다. 5전 전승 중인 선두 맨시티(15점)를 2점차로 압박하고 있다. 지난 4라운드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쏜 뒤 이날 침묵한 손흥민은 24일 아스널과 북런던더비 원정에서 시즌 4호골에 재도전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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