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서울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 18일 잠실 돔구장(가칭)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종합운동장 내 야구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약 3만석의 폐쇄형 신축 돔구장을 짓는다는 내용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잠실 돔구장은 2025년 시즌 종료 후 본격적으로 삽을 뜰 예정. 호텔 및 레스토랑 등 부대시설이 마련돼 있는 등 한국 야구 문화가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다는 밝은 미래를 제시했다.
문제는 과정이다. 2025년 이후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는 짐을 빼야 한다. 그런데 갈 곳이 없다. 임시 거처에 대한 마땅한 대안이 제시되지 않았다.
가장 현실적으로 고려됐던 대안은 잠실구장 옆 잠실주경기장을 야구장으로 개조해서 사용하는 것. 그러나 서울시 측에서 안전관리 이후로 난색을 표했다.
다음 대안은 키움 히어로즈가 홈으로 쓰고 있는 고척 스카이돔과 현재 아마추어 야구 대회가 열리는 목동구장에 한 팀씩 들어가는 방안. 그러나 고척돔에 두 구단을 두기에는 시설적인 문제가 있다는 평가. 목동구장은 노후된 시설 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소음 피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두산과 LG의 광고 및 입장 수익 등 문제 또한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두 팀 감독은 '잠실 돔구장'으로 인한 떠돌이 생활 문제해 한 목소리로 답했다. "팬들을 생각해 달라"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야구를 보러 오시는 분들이 편하게 봐야한다. 좋은 환경에서 관전을 하셔야 한다. 요즘은 관중 문화가 성숙되고 많이 발전했다. 그런 부분을 배려 안 할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이 감독은 "서울은 특수한 도시인 만큼 두산만 생각할 수 없다. 원정관중도 많이 올라오시니 쾌적한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조금 더 구체적인 대안과 함께 생각을 전했다. 염 감독은 "구단과 KBO 의견은 잠실주경기장 활용으로 알고 있다. 안전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절대로 배제해서는 안 된다"라며 "기존에 경기를 하던 곳 바로 옆으로 찾아오는 게 팬들 입장에서는 가장 편하다. 안전 문제도 중요하다. 당연히 구단과 시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염 감독은 이어 "6년이라는 긴 시간을 팬 입장에선 엉뚱한 곳으로 가야 한다면 말이 안된다. 얼마나 불편하겠나. 팬도 서울 시민이다. 최적지를 놔두고 다른 곳을 찾는다는 건 팬에 죄송한 일"이라며 "시민들이 불편함을 안 겪게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책이 빠진 미래 계획에 결국 혼란과 당혹스러움만 가중되고 있다. 당장 갈 곳을 찾아야 하는 구단도 구단이지만, 프로야구의 근간인 팬심의 이탈과 균열은 신구장 건립의 의미를 무색하게 할 수 있다.
잠실=이종서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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