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의리! 이의리!"
27일 창원NC파크. KIA가 6-0으로 앞선 7회말을 삼자 범퇴로 마친 뒤 마운드를 내려온 KIA 타이거즈 이의리를 향해 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 큰 함성으로 화답했다.
KIA 이의리는 이날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7회까지 NC 타선에 단 3안타(1볼넷)만 허용했을 뿐, 실점 없이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쳤다. 7회까지 이닝별 최고 투구 수가 12개(1, 7회)에 불과했을 정도로 뛰어난 완급 조절을 펼쳤다. 3회말 1사후 첫 볼넷을 허용했으나 후속 타자를 병살타로 처리했고, 빠르게 승부를 유도하는 등 올 시즌 지적된 제구 문제도 완벽하게 해결했다.
KIA 김종국 감독은 한계 투구 수를 80개로 설정했으나, 이의리가 7회까지 던진 공은 77개로 한계치를 밑돌았다.
이의리의 역투에 힘입어 KIA는 더블헤더 2차전에서 NC를 6대1로 제압하면서 1차전 패배를 설욕했다. 이의리는 이날 승리로 시즌 11승을 달성, KBO리그 데뷔 후 한 시즌 개인 최다승(10승)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쁨도 맛봤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더블헤더 1차전을 내주면서 자칫 팀 분위기가 다운될 수도 있었는데 이의리가 선발투수 역할을 너무나 잘 해줬다. 안정된 제구를 바탕으로 7이닝 동안 최소 투구수로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고 칭찬했다.
이의리는 경기 후 "더블헤더다 보니 좀 더 공격적인 템포로 빨리 들어가고자 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트레이너님들이 관리를 잘 해주셔서 좀 상태가 굉장히 좋아 가볍게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이슈가 됐던 손가락 상태를 두고는 "보시다시피 아무렇지 않다. 원래도 괜찮았다"고 씩 웃었다.
7회말 투구를 마친 뒤 3루측 KIA 응원석에선 "이의리"의 이름을 연호하는 큰 함성과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경기 후에도 많은 팬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은 채 "이의리"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에 대해 이의리는 잠시 벅찬 듯한 표정을 지으며 "오늘 따라 팬 분들의 함성이 유독 크게 들렸다"며 "(마운드를 내려올 땐) '더 던지고 싶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오늘은 많은 생각이 나긴 해도 경기에 집중하고 싶었고, 그 부분이 잘 됐다"고 말했다.
충격의 낙마 소식 이후 기분은 어땠을까. 이의리는 "구단을 통해 소식을 들었다. (대표팀으로부터) 아직도 연락 한 통 받질 못했다. 기분이 좋진 않다"며 "내가 실력이 안되서, 아파서 탈락이 된 걸 수도 있지만, 팀을 통해서 소식을 듣게 되니 좀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아쉬움이 크지만, 티를 내지 않는 게 프로라고 생각했다. 계속 경기를 해야 하는데 (대표팀 탈락에) 연연하면 결과가 안좋고, 팀에 폐가 될 수도 있다.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고 밝혔다. 또 "내가 그 일로 계속 부진하다면 팀 뿐만 아니라 나 자신, 어떻게 보면 대표팀에 있는 동료들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라고 봤다"며 "오늘 잘 던지는 게 대표팀에 간 동료들이나 소속팀 선수들, 나에게 다 플러스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뿐만 아니라 우리 팀 형들도 많이 분했던 것 같다. 오늘 경기에서 야수 도움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 타 팀 선수들로부터도 '네가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한 경험일 것'이라는 좋은 말씀과 연락을 받아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의리는 "마음 한켠엔 계속 남아있을 것 같다. 그게 안 나오게끔 만들어야 한다"며 "앞으로 남은 기회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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