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전영지 기자]'킹우민'이 해냈다.
김우민(강원도청)이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3초 의 압도적 레이스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대회 3번째 메달을 거머쥐었다. 1982년 뉴델리 대회 '원조 인어공주' 최윤희, 2006년 도하-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2연속 3관왕에 오른 '마린보이' 박태환에 이어 대한민국 수영 사상 3번째 3관왕에 오르며 뜨겁게 포효했다.
김우민은 끼 넘치는, '재기발랄' 매력적인 선수다. 사상 최초의 금메달 역사를 쓴 남자 계영 대표팀의 자타공인 분위기 메이커이자 황선우가 가장 잘 따르는 절친 선배이기도 하다. 승부의 세계, 극한의 긴장감 속에서 함께 게임을 하고 농구를 즐기고 탁구를 치며 스트레스를 풀어낸다. 유쾌발랄한 성격이지만 누구보다 수영을 좋아하고, 누구보다 수영에 진심이고, 수영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한 선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찾은 수영장에서 물 밖으로 나오지 않을 만큼 좋아해 수영을 시작했다는 김우민은 대한민국 자유형 대표선수중 유일한 '올라운드 레이서'다. 주종목인 자유형 400m에 집중하되 단거리 100, 200m부터 최장거리 1500m까지를 모두 소화하고, 스피드, 지구력 훈련을 이겨내며 세계 정상에 오른 '레전드' 박태환의 뒤를 잇는 '직속 후배'라고 할 수 있다. 400m가 주종목이지만 계영 800m에서도 어김없이 1분44초대 기록을 찍어내는 '믿고 쓰는' 레이서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정훈 경영대표팀 총감독과 전동현 전담 코치는 "김우민을 주목하라"고 수차례 귀띔했었다. 김우민은 소위 황금세대, MZ 수영 에이스를 대표하는 선수다. 큰 무대에 쫄거나 얼지 않는 강심장, 스타덤을 온전히 즐길 줄 안다. 2021년 도쿄올림픽 직후 왼손목에 오륜기 타투를 새기며 올림픽 메달의 꿈을 새겼다. 지난 3월 국가대표선발전에서 그는 금메달을 상징하는 금빛으로 머리를 물들이고 부모님이 선물했다는 금목걸이를 건 채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싹쓸이했다. 후쿠오카세계선수권 남자자유형 400m 결선 무대에서 발랄한 힙합 댄스로 끼를 뽐냈고 개인전 첫 레이스 1500m에서 페이스 조절 실패로 목표 삼은 금메달을 놓친 후에도 V자를 그리며 즐길 줄 아는 여유를 보여줬다. 자유형 800m 우승 직후엔 팬들을 향해 큰 하트, 작은 하트를 쏘아올리는 달달한 세리머니를 펼쳐보이기도 했다. 400m 3관왕을 확정한 후엔 손가락 3개를 활짝 펼쳐보이며 첫 아시안게임, 첫 3관왕을 자축했고, 스타트대에 올라 한국 팬들을 향해 큰절을 올리는 한가위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정훈 감독과 전동현 코치에 따르면 김우민은 황금세대 자유형 에이스 가운데 가장 좌우 밸런스가 좋고 '예쁜' 수영 폼을 가진 선수다. 부드럽고 리드미컬한 스트로크에 물을 잡는 감도, 수영 센스도 매우 뛰어난 데다 강한 체력과 멘털을 지닌 선수다. .
이번 대회 수영 대진은 철저히 중국 자국 선수의 메달 레이스에 유리하게끔 꾸려졌다. 판잔러의 자유형 100m가 전진배치된 이유다. 당초 중국이 금메달을 기대했었던 남자계영 800m도 대회 둘째날 치러졌다.(수영의 꽃인 계영 종목은 통상 대회 마지막날 치러진다.) 김우진의 압승이 유력한 자유형 400m는 대회 마지막날 배치됐다. 국제 수영대회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체력왕, '킹우민'은 흔들리지 않았다. 남자계영 800m 금메달을 위해 예, 결선을 모두 뛰었고, 자유형 1500m(은메달), 800m(대회신 금메달)를 모두 뛴 대회 마지막날 주종목 자유형 400m를 '3관왕 자축' 레이스로 장식했다.
항저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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