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윤동희가 없었으면 어떡했을까 싶다(류중일 감독)."
사람 인생이 이렇게도 바뀐다. 상무 탈락 후 한때 좌절했지만, 프로무대에 이어 태극마크를 달고도 맹활약이다.
한국은 3일 중국 저장성 샤오싱의 샤오싱 야구문화센터 제2구장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B조 3차전 태국전에서 17대0, 5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태국은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랭킹 70위의 야구 약소국이다.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전을 뚫고 조별리그에 합류했다.
한국으로선 콜드게임 승리가 당연한 팀이지만, 그걸 또 해냈을 때의 기분은 다르다. 1회 2점, 2회 4점, 3회 1점 등 초반부터 매회 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쉽게 끌고 갔다. 특히 4회에는 무려 10득점을 따내며 그간 빈타의 한풀이를 했다. 최지훈 윤동희 김주원이 홈런포를 가동하며 그간의 대포 침묵도 깼다. 중심타자 강백호도 무려 10타수 무안타의 부진을 깨고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번대회 가장 돋보이는 타자는 단연 윤동희다. 홍콩전 5타수 2안타를 시작으로 대만전에선 4타수 3안타를 치며 최지훈(2안타)와 함께 나란히 유이하게 제몫을 했다. 이날 태국전에서도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 3득점, 이번 대회 12타수 7안타의 맹타를 과시했다.
윤동희는 장거리 타자는 아니다. 올해 KBO리그 1군 기록은 타율 2할9푼6리(358타수 106안타) 2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701이다.
하지만 이날 태국을 상대로 홈런을 쳐냈다. 앞서 최지훈의 대표팀 첫 홈런(3점)에 이은 백투백 홈런이었다. 경기 후 만난 윤동희는 활짝 웃고 있었다.
"이 구장이 맞바람이 강해서 '홈런이다' 생각하진 않았다. 끝까지 열심히 뛰었다. 데뷔 첫 홈런 때가 더 좋았다. 압박감이 큰 경기라서 쾌감도 더 컸다."
장현석을 제외하면 최지민 문동주 박영현 등과 함께 막내급이다. 전날 패배 후 유독 분한 표정이 눈에 띄었던 그다. 윤동희는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했는데, 져서 화가 났다기보단 아쉬움이 컸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져서 아쉽고, 다음엔 꼭 이기고 싶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처음 보는 투수들 공을 잘 치는 비결은 뭘까.
"올시즌 처음에 1군 적응할 때와 비슷하다. 더 과감하게 친게 잘 풀린 것 같다. 대표팀은 좋은 경험이다. 더 잘하려고 하기보단 편한 마음으로, 집중력 있게 뛰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윤동희는 '슈퍼라운드나 결승전에서 홈런을 치라'는 덕담에 "잘 준비하고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항저우(중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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