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많은 분들이 나를 기다린다고 해서 들어왔다. 친선경기 후에 많은 분들이 환영해주는 새로운 경험도 해보고 싶었다." 당연한 것을 선심 쓰듯 말한다. 사실상의 '조롱'이었다.
이미 증명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왜 A매치 직후 다시 점검해야 할까. '외유' 말고는 쉽게 설명이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곧 밝혀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귀국 후 닷새 만에 또 '집으로' 떠났다. K리그1 2경기만 본 후 미국의 LA로 날아갔다. 개인 업무를 정리하기 위해서라지만 미국 스포츠매체 'ESPN' 출연만 요란할 뿐이다.
대표팀 감독의 K리그 관전이 '뉴스'가 되는 뼈아픈 시대다.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항저우아시안게임도 한창이다. 한국 축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4강전(4일 오후 9시·한국시각·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을 앞두고 있다.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려있다. 그러나 연령대별 대표 선수들도 눈여겨보겠다는 클린스만 감독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더 이상을 바라는 것은 사치다. 그는 2일 이번 달 A매치 2연전에 출전할 24명의 소집 명단을 공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9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새로운 선수들의 발탁은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호기롭게 이야기했다.
그 허세는 한 달도 못갔다. 아니 K리그에 관심이 없다보니 변화를 줄 만큼의 충분한 여백도 없다. 뉴페이스는 물론 감동도, 배려도 없는 명단 발표였다.
10월 A매치 2연전 상대는 튀니지와 베트남이다. 튀니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29위(한국·26위), 베트남은 95위다. 카타르아시안컵 준비 차원이라면 새로운 인물을 점검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단 1명의 새로운 발탁도 없었다.
안면 부상이었던 김진수(전북)와 소속팀에서 경기 출전이 들쭉날쭉했던 김태환(울산)이 각각 3개월, 6개월 만에 다시 부름을 받은 것이 변화의 전부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김민재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황희찬(울버햄튼) 조규성(미트윌란) 등 주축 멤버들이 그대로 승선했다. 지난달 유럽 원정에서 최초 발탁된 이순민(광주)과 신예 골키퍼 김준홍(김천)은 다시 기회를 얻었다.
반면 15골로 K리그1 득점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주민규(울산)는 이번에도 이름이 없었다. 최전방은 조규성 오현규(셀틱) 황의조(노리치시티)로 요지부동이다. 풀백 실험도 '올스톱'이다. '구관이 명관'인 기류가 뚜렷하다.
손흥민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허벅지 부상인 그는 악전고투하고 있다. 손흥민은 1일 리버풀전(2대1 승)에서 유럽 통산 200호골을 기록했지만 후반 24분 교체됐다.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니다. 자칫 무리할 경우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쉼표가 필요해 보이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고민은 읽혀지지 않는다.
태극전사들은 9일 파주 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소집된다. 클린스만호는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 베트남과 친선경기를 갖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클린스만호 10월 친선경기 소집명단(24명)
GK(3명)=김승규(알샤밥) 조현우(울산) 김준홍(김천)
DF(8명)=김영권 정승현 김태환 설영우(이상 울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진수(전북) 이기제(수원) 김주성(서울)
MF(10명)=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생제르맹) 박용우(알아인) 이재성(마인츠) 홍현석(KAA헨트)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황희찬(울버햄턴) 이순민(광주) 문선민(전북)
FW(3명)=오현규(셀틱) 조규성(미트윌란) 황의조(노리치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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