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태극기를 몸에 두른 채 동메달 기념 사진을 남긴 한국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이 이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하지 못한 동료를 떠올렸다.
김국영(광주광역시청) 이정태(안양시청) 이재성(한국체대) 고승환(광주광역시청)으로 구성된 계주 대표팀은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올림픽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400m 계주 결선을 38초74의 기록으로 중국(38초29), 일본(38초44)에 이어 3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동메달을 차지했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서 장재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장을 필두로 한 팀이 동메달을 딴 이후 37년만에 따낸 첫 메달이다.
또한, 예선에서 38초75를 기록하며 A조 2위로 결선에 진출한 한국은 결선에서 기록을 0.01초 단축해 한국신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종전 한국신기록은 오경수 조규원 김국영 여호수아가 2014년 7월 한중일친선육상경기대회에서 작성한 38초74다. '한국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들'은 전광판을 확인한 순간 아쉬움에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단 0.01초만 더 빨랐어도 한국신기록을 새롭게 작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대표팀은 그 정도로 준비 과정부터 본선까지 좋은 페이스를 보였고, 팀웍도 끈끈했다.
이날 레이스 순서는 이정태-김국영-이재성-고승환이었다. 전날인 2일 예선 때와는 마지막 주자가 바뀌었다. 당시엔 '막내' 박원진(속초시청)이 앵커(마지막 주자)를 맡았다. 형들은 "원진이가 부담이 컸을텐데 잘 뛰었다"며 막내를 칭찬했다. 박원진은 결승에서 꼭 한국신기록을 경신해 메달을 목에 걸겠단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하루 뒤 남자 400m 계주 결승에선 앵커가 교체됐다. 계주 예선 당일, 남자 200m 결승을 치른 고승환이 앵커를 맡고 박원진은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제 스무살인 박원진은 엔트리에서 제외돼 고대하던 아시안게임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고승환은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한국신기록 타이를 이루고 37년만에 아시안게임 메달을 딴 것에 대한 기쁨을 표하면서도 "막내 원진이가 정말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박원진을 언급했다. 또한, "같이 뛰진 않았지만, 마음으로 함께 뛰어준 우리 (신)민규, (이)시몬이 정말 너무 고맙다"며 다른 팀원들의 마음도 어루만졌다.
남자 400m 계주는 단 4명이 트랙 위를 달리는 스포츠이지만, 6명으로 팀이 구성돼있다. 고승환은 4명이 아닌 7명이 이룬 성과라는 점이라는 걸 강조했다.
첫번째 주자로 나선 이정태도 "(김)국영이형, 재성이, 승환이, 원진이, 시몬이, 민규가 모두 '으?X으?X' 해서 좋은 성적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진 신민규 이시몬 역시 진심으로 대표팀을 응원했으리라.
고승환의 마음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라스트댄스'를 춘 김국영에게도 향했다. 그는 "국영이형 은퇴하기 전에 아시안게임 메달을 목에 꼭 걸어주고 싶었는데, 메달을 따내 너무 좋다. 국영이형과 한번 더 뛰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육상의 살아있는 전설인 김국영은 "우리 후배들이 곧 신기록을 세우고, 앞으로 아시안게임에서도 꾸준히 메달을 따낼 것"이라며 응원했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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