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축구는 발로 하는 스포츠지만, 때로는 발보다는 마음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하는 황선홍호가 결승 길목에서 만난 '가장 강한 상대' 우즈베키스탄을 넘느냐 못넘느냐는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황선홍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은 1일 중국과 항저우아시안게임 8강전을 마치고 "최고의 적은 우리 안에 있다. 절대로 방심하면 안된다. 한 걸음 물러나서 생각을 해봐야하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이 '마음'은 황 감독이 이번 대회 내내 강조한 키워드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쿠웨이트를 9대0으로 대파하고도 먼저 한 말이 "빨리 잊자"고 했다. 그 후로도 연전연승을 하며 분위기를 탔지만, 그럴 때마다 황 감독의 입에선 '평정심'과 같은 단어가 나왔다.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실패'라는 인식에 걸맞게 샴페인을 우승한 이후에 터뜨리기 위해 감독 본인도 기쁜 마음, 승리를 즐기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고 있다. '굳은 표정'은 어느새 황 감독의 시그니처가 됐다.
선수들의 경기 후 인터뷰를 종합하면, 선수들끼리도 가장 많이 주고받는 단어가 '집중'이다. 맏형 박진섭(전북)은 중국전을 앞두고 선수들끼리 '다음 상대는 다음에 생각을 해도 되니까, 오늘 경기에만 집중하자.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황 감독은 이날 오후 9시(한국시각)에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황룽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 준결승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이같은 마음가짐을 당부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즈베키스탄은 23세이하, 20세이하와 같은 연령별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팀으로 정평이 났다. 유럽 선수를 방불케하는 탄탄한 체격이 바탕이 된 파워풀한 플레이스타일을 장착했다. 그래서 한국은 주요 대회 때마다 우즈베키스탄을 만나면 고전했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 8강에서도 연장승부 끝에 극적으로 4대3 승리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조별리그 2경기와 16강, 8강 총 4경기에서 단 1실점에 그칠 정도로 단단한 수비력을 보였고, 최근 3경기 연속 2득점씩 기록했다. 티무르 카파제 감독이 이끄는 팀은 최근 10연승을 질주할 정도로 흐름을 탔다. 여러모로 한국이 이번대회에서 지금까지 만난 상대와는 레벨이 다르단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황 감독은 '직선적, 에너지, 파워풀'로 우즈베키스탄의 플레이스타일을 평가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이 마음가짐이 중요해 보인다. 객관적 전력이 엇비슷하거나, 조금 차이나는 팀과의 경기는 승리욕과 투쟁심 등에 의해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고영준은 3일 국내 취재진과의 훈련장 인터뷰에서 "우즈베키스탄은 적극적이고 강한 팀인 것 같다. 중국 보다 더 강한 것 같아서 준비를 잘해야 한다. 먼저 밀리면 힘들어질 것 같아 그런 부분을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이날도 '잠재적 결승 상대'를 미리 알고 결승전에 임한다. 한국-우즈베키스탄전을 2시간 앞둔 오후 7시, 일본과 홍콩이 준결승전을 치른다. 두 경기 승자는 7일 결승에서 격돌한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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