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첫 타석에 너무 소심했다. 그런데 일본 투수 공이 정말 좋았다."
KBO리그의 홈런왕, 시즌 MVP 후보를 쩔쩔 매게 한 '사회인' 투수가 있다.
5일 중국 저장성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 한국은 일본에 2대0 힘겨운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한국 타선은 5회까지 상대 선발 가요 슈이치로에게 삼진 8개를 빼앗기며 고전했다. 도요타자동차 출신인 가요는 일본 사회인야구 도시대항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투수다. 150㎞를 넘나드는 직구가 위력적이었다.
한국은 6회 노시환의 선취점을 내는 희생플라이가 나온 뒤에야 가요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릴 수 있었다. 이어 노시환은 8회 2사 2루에서 또한번 적시타를 치며 다시한번 김혜성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날 2득점은 모두 김혜성, 2타점은 모두 노시환이었다.
경기 후 만난 노시환은 "첫 득점 찬스가 왔을 때 너무 소심하게 대처해서 삼진을 당했다. 그때 좀더 과감하게 원래 하던대로 하자는 생각을 했다. 자신있게 하니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타석에서 직접 본 가요의 공은 어땠을까. 노시환은 "분석으로도 공이 좋은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타석에 들어가니 공끝이 생각보다 더 좋았다. 조금 힘들겠는데 생각했다"면서 "어차피 싸워 이겨내야하는 상대니까 최대한 배트 중심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타점도 하고, 안타도 나온 것 같다"며 웃었다.
"한국에 와도 수준급, 톱클래스 투수일 것 같다. 힘든 경기였다. 정말 안풀리는 경기였는데, 1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점수가 나서 기뻤다. 더그아웃에서도 다 함께 좋아했다. 이렇게 타이트한 경기를 우리가 가져갈 수 있어 기분좋다."
국가대표 4번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소속팀에서와는 기분이 다를까. 노시환은 "정규시즌은 길다. 타점을 올릴 기회가 많다. 국제대회에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더구나 한일전에서 이런 중요한 역할을 맡기는 쉽지 않다"면서 "뿌듯하다. 첫 태극마크인데, 정말 기억에 남을 경기가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대회 초반 3번에서 4번으로 옮긴 타순에 대해서는 "타순은 중요하지 않다. 어느 타순을 가든 내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어느 타자든 오늘처럼 중요한 경기, 점수가 많이 안나오는 경기는 부담스러울 거다. 우린 매경기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임한다. 그런 부담감을 이겨내는 게 진짜 좋은 타자고 좋은 선수 아닐까. 다함께 끝까지 그 부담감을 이겨내고 우승하고 싶다."
다음 상대는 '일본을 이긴' 중국이다. 노시환은 "솔직히 놀랐다. 일본하면 워낙 야구 강국이고, 정말 좋은 투수들이라서"라면서도 "야구는 모른다. 방심 같은 건 전혀 안한다. 절대 만만하게 보지 않는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항저우(중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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