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만리장성을 넘으면, 그곳엔 왕관이 놓여있다.
오늘(7일), 진정한 '셔틀콕 여제'가 되기 위한 뜨거운 한판 승부를 펼친다.
안세영은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빈장체육관에서 세계 3위인 천위페이(중국)와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배드민턴 단식 결승전을 치른다.
6일 천위페이와 같은 중국 대표팀의 랭킹 5위 허빙자오를 4강전에서 세트 점수 2-0(21-10, 21-13)으로 가볍게 제압하며 '천리장성'을 넘은 안세영 앞에는 천위페이라는 '만리장성'이 우뚝 서있다.
천위페이는 안세영의 천적이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 단식 32강에서 천위페이에 힘도 써보지 못하고 패한 기억은 기대주였던 안세영에겐 아직까지 아픔으로 남아있다.
자카르타 대회 맞대결을 포함해 천위페이에게 7연패를 당했던 안세영이 전세를 역전한 건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마스터스 대회 때다. 결승에서 천위페이를 꺾고 우승한 안세영은 올해 내리 3연승을 따냈다. 역대전적은 7승10패.
불과 6일전에 열린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1경기 단식에서도 천위페이를 세트 점수 2-0으로 완파하며 한국 배드민턴에 29년만의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안겼다.
여자 복식, 혼합 복식 등이 번번이 중국의 벽에 막혀 고전하는 분위기에서 적어도 안세영만큼은 중국이 두려워하는 한국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단체전에서 그 사실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안세영은 5년 전과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 6일 허빙자오와 4강전을 마치고 만난 안세영은 "예전엔 기계처럼 뛰는 스타일이었다면, 이제는 한번씩 멋진 장면을 하는(만드는) 여유도 생겼다"고 말했다. 경험이 쌓였기에 가능한 일.
안세영은 세계 여자 배드민턴계에서 손꼽히는 강자인 허빙자오를 상대로도 '즐기는 경기'를 펼치는 경지에 이르렀다. 이날 1세트 초반 경기를 뜻대로 풀어가지 못하던 안세영은 인터벌 이후 예리한 스트로크와 챌린지를 통해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더 무서운 건 완벽에 가깝게 적응을 끝마친 상태에서 결승전을 치른다는 점이다. 이날 '짜요'(파이팅)를 외치는 중국 홈 관중이 있었다. 그런데 안세영은 "중국(선수)을 별로 응원 안 하던데요?"라며 미소지었다. 주변 응원 소리와 같은 외부 요인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듯하다.
천위페이는 세계 최정상급 실력을 지닌 스타임에 틀림이 없다.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큰 대회, 큰 경기 경험이 많다. 흐름을 내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안세영은 '그랜드슬램'(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을 꿈꾼다. 아시안게임 단식 금메달부터 '뚝딱' 따내 방수현 이후 29년만의 2관왕을 달성해야 내년 파리올림픽에 마음 편히 도전할 수 있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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