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토종에이스 맞아요. FA 재수 시즌인데 규정이닝 채워야죠."
15일 잠실 두산과의 시즌 피날레 경기를 앞둔 LG 측 벤치. 우승 사령탑 LG 염경엽 감독은 이날 선발 임찬규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5이닝을 채우면 2020년 이후 3년 만에 규정이닝을 채우게 되는 상황.
잊지 못할 2023시즌. 피날레 등판을 LG 토종에이스는 멋지게 장식했다.
규정투구 이닝과 함께 14승 도전에 나섰다. 동시에 성공했다.
5⅔이닝 4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14승(3패, 평균자책점 3.42)을 거두며 NC 페디, KT 벤자민에 이어 다승 3위이자 토종선발 최다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2018년 11승을 넘어선 한 시즌 개인 최다승. FA 재수 시즌에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실점한 2회와 6회를 제외한 4이닝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최고 146㎞ 직구와 낙차 큰 커브로 두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한국시리즈 2,3선발 중책을 맡을 토종 에이스로서 벤치에 안도감을 던진 피날레 호투였다.
경기 후 진행된 우승 트로피 증정식. 투수 조장으로 꿈에 그리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생각보다 많이 무겁던데요? 29년 만(1994년 당시에는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가 없었다)이고 제가 어렸을 때 2002년에도 한국시리즈에서 패했잖아요. 저는 처음 보는 거였어요. 구단에서 투수조장이라고 배려를 해주셔서 같이 들어볼 수 있었어요. 정말 구단에 감사하고 팀원들에게도 너무 감사한 것 같아요."
토종에이스란 말에 임찬규는 손사래를 쳤다. 자신보다 팀을 생각하는 의젓함이 생겼다.
"단지 올해 팀원들 도움으로 성적이 잘 맞아 떨어진 것 뿐이에요. 제 스스로 에이스 역할을 했다고 하기에는 몇 경기가 안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 2,3년 더 이런 성적 이상으로 던져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작년에 제가 팀을 위해서 희생하지 못했기 때문에 팀을 위해서 시즌을 준비했더니 더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데도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지난해 부진을 털고 최고의 시즌을 만들 수 있었던 비결. 임찬규는 지난 5월 이야기 했다. 염경엽 감독 특유의 용인술이 있었다.
"지난 5월이 터닝포인트였어요. (염경엽) 감독님이 그러시더라고요. '구속이 떨어져도 135㎞가 나와도 마운드에 믿고 올릴테니 앞으로 네 책임 개수는 90구에서 100구다. 책임 이닝은 5이닝 이상이다'라고 못을 박으시더라고요. 지금까지 야구 하면서 처음 듣는 얘기였어요. 감독님이 저에게 공 개수를, 최소 이닝을 부여를 하셨기 때문에 그때부터 새로운 야구가 시작되지 않았나 싶어요. 내가 어떻게 던져도 믿고 맡기시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더 다른 시도를 하게 됐고, 조금 더 힘을 빼고 던질 수 있던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이제는 최종 목표가 남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플럿코의 이탈로 어깨가 무거워졌다.
켈리에 이어 최원태와 함께 2,3차전을 나눠 책임져야 한다. 준비성 철저한 그 답게 벌써 이미지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세밀한 이미지 트레이닝이 필요할 것 같아요. 날씨까지 세세한 것들을 다 생각해서 준비를 해야 될 것 같고, 생각한 대로 안될 수도 있지만 더 욕심을 부리다 보면 과도한 힘을 쓰게 되기 때문에 조금 더 힘을 빼고 좀 던질 준비를 해야 될 것 같아요. 이천에서 코치님 감독님이랑 상의를 하면서 잘 준비를 하면 될 것 같아요."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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