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한-일전 영웅' 조영욱(24·김천 상무)이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조기 전역'의 혜택을 받았지만, 아직 전역 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다. 무슨 사연일까.
조영욱은 지난 7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일본과의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서 결승골로 황선홍호에 금메달을 안긴 지 열흘이 지나도록 전역 일자가 잡히지 않았다. 군 행사 때문에 지난 13일 잠시 김천에 복귀했다가 다시 휴가를 받은 조영욱은 언제쯤 전역할 수 있는지 아직까지 통보를 받지 못했다. 군인 신분인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의 무대에서 금메달을 땄다고 해서 무조건 조기 전역 대상자가 되는 건 아니다. 각 개인이 부대에 조기 전역을 신청해야 한다. 군에 남고 싶다면 만기 전역을 할 수도 있다. 조영욱은 조기 전역하는 쪽으로 마음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정용 김천 감독은 "국군체육부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보니, 내부적으로 논의가 길어지는 것 같다. 나도 (조)영욱이가 언제 전역할지 모른다"고 했다. 조영욱이 전역 후에 돌아가야 하는 '친정' FC서울도 구체적으로 전달받은 내용이 없어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항간에는 조영욱의 '조기' 전역이 행정 절차 문제 등으로 한 달 반에서 최대 석 달 정도 걸린다는 말이 나온다. 정 감독은 "병장을 달기 전에는 나가지 않겠나"라는 농담으로 이달 상병으로 진급한 조영욱의 전역 시점이 생각보다 늦어질 수 있음을 암시했다. 축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 문제가 조기 전역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상무 입대 합격 통보를 받아 1월 중순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조영욱은 곧바로 K리그2 시즌 준비에 돌입하기 위해 기초군사훈련을 받지 않았다. 국군체육부대는 조영욱이 기초군사훈련을 받아야 전역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시기다. 휴가를 마치고 19일 복귀할 예정인 조영욱이 곧바로 기초군사훈련을 받는다면 11월에 군복을 벗을 수 있지만, 기초군사훈련이 시즌 후인 12월에 잡히면 내년 초에 '조기 전역'할 가능성도 있다. '3달설'이 흘러나오는 배경이다. 기초군사훈련 후 자대배치를 받았다면 하지 않았어도 될 고민이다.
5년 전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경찰대학 무궁화체육단 소속이었던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에서 금메달을 딴지 19일만인 2018년 9월20일 전역해 당시 소속팀 대전으로 복귀했다. 당시에도 행정 절차에만 약 한 달 정도 걸린다는 얘기가 파다했지만, 1부리그 승격을 위해 싸우던 대전이 구단 차원에서 빠른 복귀를 위해 노력한 끝에 19일만의 복귀를 성사시켰다. 황인범은 전역 5일 전인 15일 광주와 홈경기에서 고별전을 치렀다. 다만 황인범은 조영욱과 달리 기초군사훈련과 같은 문제가 없어 일사천리로 전역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다.
조영욱이 국군체육부대의 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김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조영욱은 K리그2 득점 랭킹 2위에 해당하는 13골을 넣은 김천의 '에이스'다. 부산과 선두 싸움 중인 상황에서 조영욱의 존재는 꼭 필요해 내심 남은 시즌도 뛰어주길 바라겠지만, '병역특례'를 받은 선수가 '군팀'을 위해 뛰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김천 관계자는 "경기에 뛰고 안 뛰고는 어디까지나 조영욱 개인의 선택이다. 이미 병역특례를 받은 선수에게 우리가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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