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위의 컬링'으로 불리는 론볼은 공을 굴려 표적에 더 가까이 붙이는 팀이 점수를 얻는 종목이다. 표적구(잭)가 이동하고 야외 잔디에서 경기를 한다.
장애인 스포츠로 분류돼 있지만, 동호인 스포츠에선 비장애인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기를 치르기도 한다. 그만큼 신체적 한계와 물리적 제한이 적은 스포츠다.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론볼 대표 이미정(55·경기도장애인론볼연맹)은 지난 20년간 대부분을 집에서만 보냈다. 20대 초반에 받은 척추 수술로 하지가 마비된 그는 "장애가 생긴 뒤 밖으로 나오면 안 되는 줄 알았다"고 했다.
마흔 나이에 남편을 따라 시작한 론볼이 그를 바꿔놓았다. 비장애인들과 어울려 동등하게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새로웠다. 햇빛이 드는 필드에서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좋았다.
"비장애인 선수들과 겨뤄도 실력 차이가 없는 게 론볼이다. 론볼이 나를 밖으로 이끌었다. 론볼 덕분에 성격이 훨씬 밝아졌다"라며 웃었다.
이우명 론볼 국가대표 감독(73)은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필드에 나와 공을 굴리고 있다. 그는 하루 몇 개씩 먹던 약을 론볼을 접한 후 한 개로 줄였다고 했다.
론볼 대표 출신인 이 감독은 "햇빛 아래서 운동을 하니까 몸이 건강해지고 웃는 일이 많아졌다. 론볼 덕분에 정신적 건강도 찾았다"라고 말했다.
2014년 인천대회, 2018년 인도네시아대회 남자 단식 우승자인 임천규(51·부산장애인론볼연맹)도 론볼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25세에 당한 교통사고로 우울감에 빠져있던 그는 우연히 론볼을 접한 후 웃음과 건강을 되찾았다. 재미 삼아 시작한 론볼이 희망을 줬다.
론볼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7개를 노리고 있다. 21일 첫 경기를 마친 이 감독은 "잔디가 한국보다 공이 더 잘 나가는 환경이라 어려움이 있지만 선수들이 잘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항저우(중국)=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항저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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