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세계 1위의 벽은 높았다.
한국 장애인 배드민턴의 '샛별' 유수영(20·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가지와라 다이키(일본)에 막혔다.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WH2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0대2(15-21 9-21)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쉬운 결과지만 첫 아시안게임에서 결승까지 진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스무살 유수영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기초종목 육성사업을 통해 발굴한 선수다. 삼촌뻘 대선배들을 제치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입상까지 했다. 장애인 배드민턴 종목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유수영은 "기대보다 너무 못해서 씁쓸하다. 긴장을 많이 해 2세트 중반 오른쪽 전완근이 올라왔다. 초반에 했던 플레이가 후반에 나오지 않았다"라고 패인을 짚었다.
1게임 중반까지 경기를 주도했다. 한때 13-1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내리 8실점하며 흐름을 빼앗겼다. 2세트에선 6-6 동점 상황에서 연속으로 7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9-14까지 따라붙었으나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유수영은 "가지와라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축하한다. 내년에 세계선
수권대회도 있고 파리패럴림픽도 있다. 내가 (그랜드슬램을) 노려보려고 했는데 빼앗긴 것 같아 쓸쓸하다"고 했다.
가지와라는 2020년 도쿄패럴림픽, 지난해 도쿄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번 아시안게임가지 우승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가지와라는 "(그랜드슬램은)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꼭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에서 이겨 기쁘다"고 했다. 이어 유수영에 대해 "동세대 선수이기 때문에 당연히 라이벌로 의식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지 않겠다"라고 했다. 옆에서 가지와라의 말을 통역해주던 유수영은 "거짓말하지 말라"라고 타박해 가지와라를 웃게 했다.
유수영보다 한 살 많은 가지와라는 남자 WH2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다. 이날 경기까지 유수영은 가지와라와 단식에서 12번 붙어 모두 졌다.
금메달을 걸진 못했으나 유수영은 출전한 3종목에서 모두 입상(단식 은, 남자 복식·혼합 복식
동)하는 성과를 냈다. 그는 "대회 나오기 전에 '아무리 못해도 은메달은 따고 가자'라고 생각했다. 최소한의 목표는 달성해서 안심이고, 출전한 경기 전부 메달을 따서 다행이다"고 했다.
그는 "작년 세계선수권을 일본에서 해서 일본이 금메달 2개를 다 가지고 있다. 내년 2월 세계선수권에서는 제가 무조건 막겠다"라고 말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항저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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