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2023년 한국 프로축구는 여전히 울산 현대의 천하다. 울산이 창단 후 첫 K리그1 2연패의 대위업을 달성했다.
지난해 17년 만의 K리그 정상에 오른 울산은 29일 오후 2시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파이널 2라운드에서 교체투입된 김민혁과 장시영의 연속골을 앞세워 2대0으로 승리했다. '우승 매직넘버'의 마법이 풀렸다.
울산은 승점 70점 고지를 밟았다. 전날 전북 현대와 1대1로 비겨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친 2위 포항의 승점은 60점이다. 울산은 3경기를 남겨두고 일찌감치 우승 전쟁의 마침표를 찍었다.
울산이 전패를 해도 뒤집어지지 않는다. 울산은 1996년, 2005년, 2022년에 이어 팀 통산 네 번째 별을 가슴에 품었다.
지난해 홍명보 울산 감독의 '10년 주기 대운'은 과학이었다. 그는 지난해 또 하나의 약속을 했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1년 주기설'로 바꿔야겠다." 그 약속도 현실이 됐다.
홍 감독은 4-2-3-1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마틴 아담이 원톱에 포진한 가운데 바코 엄원상 강윤구가 2선에 위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김성준과 이청용이 섰고, 이명재 김영권 김기희 설영우가 수비를 책임졌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최원권 감독은 3-4-3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바셀루스 이근호 고재현이 스리톱에 섰고, 케이타 벨톨라 이진용 황재원이 미드필더에 늘어섰다. 김강산 홍정운 김진혁이 스리백을 형성했고, 오승훈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전반은 대구의 역습이 더 날카로웠다. 울산은 대구의 그물망 수비를 뚫는데 애를 먹었다. 대구는 전반 7분 케이타가 패스가 울산의 수비라인을 통과하면서 고재현의 발끝에 걸렸다.
고재현의 회심의 오른발 슈팅은 조현우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울산은 파상공새를 펼쳤지만 '헛심전개'였다. 전반 23분 바코에 이어 오른발이 슈팅을 터트렸지만 골문을 여는 데는 2% 부족했다. 홍 감독은 전반 25분 강윤구 대신 아타루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전반 29분 변수가 생겼다. 대구의 역습 카드인 바셀루스가 근육 통증을 호소했고, 그대로 에드가와 교체됐다. 에드가는 투입되자마자 이진용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하지만 이진용의 슈팅도 골대를 외면했다.
홍 감독은 전반 39분 아타루를 중앙으로 이동시키는 대신 빠른 스피들의 엄원상을 측면으로 돌렸다. 하지만 울산도, 대구도 전반에는 골문을 열지 못했다.
최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근호를 빼고 장성원을 투입하며 수비를 더 강화했다. 지루한 공방은 후반에도 계속됐다. 울산은 후반 시작과 함께 아타루가 잇따라 골문을 노렸지만 골과는 거리가 있었다.
대구는 후반 6분 고재현과 8분 케이타의 슈팅이 불을 뿜었지만 조현우가 버틴 울산의 골문은 철옹성이었다. 울산은 후반 18분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다. 엄원상의 크로스가 아타루를 향했다. 발만 갖다대면 골로 연결할 수 있었지만 '헛발질'로 기회를 살리리 못했다.
홍 감독은 1분 뒤 김민혁을 투입하며 고삐를 바짝 조였다. 결정적인 용병술이었다. 후반 23분이었다. 아타루를 크로스를 김민혁이 헤더로 마침내 골문을 활짝 열었다.
대구는 공격에 숫자를 늘리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울산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홍 감독은 후반 39분 장시영 주민규 이규성을 투입했다.
1골로는 배고팠다. 홍 감독의 교체카드는 또 적중했다. 장시영이 주민규의 도움을 받아 K리그 데뷔골을 쐐기골로 장식했다. 우승 경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최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간절하게 이기고 싶다. 울산 같이 훌륭한 팀을 상대로 부족하지만 나를 신뢰하며 따라온 선수들과 좋은 경기를 펼치는 것이 우승 전쟁의 의미가 있다. 축구는 결국 이겨야하는 경기"라며 "우리 선수들이 악당 기질이 있다. 잔칫집에 재뿌리는 것을 좋아한다. 팬분들도 5~10분에 원정 티켓분을 매진시켰다. 그 정도면 동기부여가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홍 감독은 "평상시와 똑같다. 이목이 집중되는 경기지만 같은 상태다. 선수들은 같은 상태를 유지하기가 조금 어렵지만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인내심도 필요하다. 선수들도 그런 마음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승리의 여신'은 울산을 향해 활짝 웃었다. 울산은 이날 지방구단의 한계를 뚫고 창단 첫 단일 시즌 30만 관중을 돌파하는 신기원을 이뤘다. 1만8933명이 입장했다. K리그 챔피언의 환한 얼굴이었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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