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지독히도 풀리지 않는 수원 삼성이다. 수원이 탈꼴찌의 기회를 눈 앞에서 놓쳤다. 수원은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에서 후반 추가시간 마사에 극장골을 허용하며 2대2로 비겼다. 김주찬-아코스티의 연속골로 앞서나간 수원은 후반에만 두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그친 수원은 승점 26점으로 꼴찌에 머물렀다.
경기 전 수원은 희망에 부풀었다. 전날 11위 강원FC(승점 27)가 제주 유나이티드에 극장골을 허용하며 1대1 무승부에 그쳤다. 수원이 대전을 잡으면, 최하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염기훈 감독대행은 "강원전을 봤다. 선수들도 다 같이 경기를 봤기 때문에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대전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지난 라운드에서 제주에 0대2 완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꺾인만큼, 염 대행은 정신 무장을 강조했다.
특히 공격적인 부분에 변화를 택했다. 수원은 최근 7경기에서 두 골 밖에 넣지 못하는 빈공에 시달리고 있다. 수비도 수비지만, 골을 넣지 못하니 이기지 못하는 경기가 늘어났다. 염 대행은 "감독이 되어보니 공격적인 부분이 더욱 힘들더라. 조금만 훈련하면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수비가 더 빨리 되고, 공격이 시간이 필요하더라"라며 "자신감이 떨어지다보니 더 안되고 있다.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염 대행은 최전방에 안병준과 아코스티를 투입해, 김주찬까지 자리한 스리톱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승부수는 통했다. 수원은 전반 모처럼 공격이 풀리며 두 골이나 넣었다. 전반 20분 카즈키의 패스를 받은 김주찬이 선제골을 넣었고, 29분 아코스티가 헤더로 추가골까지 만들어냈다. 11경기만에 터진 멀티골이었다. 추가골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경기력이 좋았다. 반면 잔류를 확정지은 대전은 다소 몸이 무거워 보였다. 수원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후반전, 거짓말처럼 분위기가 바뀌었다. 김보경 김주찬 이종성 등이 부상으로 쓰러지며 어수선해졌다. 결국 수원은 무너졌다. 후반 35분 티아고에게 골을 내주며 추격을 허용했다. 티아고의 시즌 16호골로, 그는 득점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불안한 흐름이 이어졌고, 결국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수원은 후반 49분 마사에게 극장골을 얻어맞았다. 경기 내내 뜨거운 응원을 보낸 수원 서포터스는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선수들은 휘슬이 울리자 땅을 치며 아쉬워했다. 패배 같은 무승부였다.
수원은 올 시즌 내내 이처럼 풀릴듯 풀리지 않는 모습을 반복하며, 지금까지 왔다. 올 시즌에만 4명의 감독이 나섰지만, 바뀐 것은 없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염 대행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그는 "너무 아쉬운 결과"라며 고개를 숙였다. 염 대행은 "상대가 롱볼로 나설 것을 예상했지만, 너무 쉽게 킥을 허용했다. 부상자가 속출하며 생각한 플랜대로 가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아직 경기가 남은만큼, 포기는 없었다. 염 대행은 "라커에서 선수들이 아무것도 못하고 앉아만 있더라. 꼭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막판 골을 허용하며 비겼다. 힘든 것은 사실이다. 시간이 지나고 훈련하다보면 약이 될 수도 있다. 강원과 승점 1점차이고 아직 세 경기 남았다. 마지막 경기가 강원전이다.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빠르게 다독이는게 중요하다. 이 순간을 다독이고 다시 시작하는게 코칭스태프의 역할이다. 고민하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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