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올 시즌 KIA 타이거즈의 성과 중 하나로 꼽히는 건 김도영(20)의 성장이다.
데뷔 시즌은 눈물이었다. 103경기 타율 2할3푼7리(224타수 53안타) 3홈런 1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74. 개막 엔트리 진입 뿐만 아니라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사상 첫 신인 리드오프 개막전 출전이라는 역사를 썼지만, 한 달간 타율 1할대의 극심한 부진을 겪었고 5월에도 반등은 없었다. 결국 남은 시즌 1군 백업 요원으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5툴 플레이어', '이종범의 재림'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데뷔했지만, 프로의 벽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한 데뷔 시즌의 여운은 성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였다.
올 시즌 김도영은 84경기 타율 3할3리(340타수 103안타) 7홈런 47타점, OPS 0.834를 기록했다. 개막 후 두 경기 만에 왼쪽 중족골 골절로 두 달 넘게 이탈한 뒤 6월 말에 합류,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3할 타율과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면서 성장을 증명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칼을 갈면서 스프링캠프부터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게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이런 김도영의 성장엔 '나스타' 나성범(34)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왼쪽 종아리를 다쳐 개막엔트리 진입에 실패한 나성범은 김도영과 함께 재활에 매진했다. 지난 4월 말엔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의 이지마 재활원에서 함께 집중치료를 받기도. 이 기간 나성범은 김도영과 함께 재활 뿐만 아니라 웨이트 방법이나 루틴 등 다방면에서 멘토 역할을 톡톡히 했다. "(나)성범이형의 모든 걸 배우고 싶다"고 했던 김도영은 성장으로 효과를 증명했다.
이런 나성범이 내년엔 KIA의 문화도 바꿀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나성범은 2024시즌 KIA의 주장을 맡는다. 6년 총액 150억원에 KIA 유니폼을 입은 지 두 시즌 만에 짊어진 중책.
두 시즌 간 나성범이 팀에 끼친 영향력은 상당했다. 중심 타자 역할 뿐만 아니라 후배들의 든든한 멘토 역할을 자처했다. 경기 중 팀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선 동료, 후배 선수들에게 "우린 약하지 않다,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역전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다. 시즌 막판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파열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뒤에도 홈, 원정을 가리지 않고 라커룸, 더그아웃을 찾으면서 5강 경쟁에 나선 동료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경기장 바깥에서도 성실한 생활로 구단 관계자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실력과 자세 모두 주장으로 손색이 없다.
베테랑 위주의 팀 구조였던 KIA는 최근 투-타에서 세대교체가 점진적으로 진행 중이다. 중심을 잡고 분위기를 이끌어 갈 베테랑의 존재와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 나성범이 이끌어 갈 KIA를 향한 궁금증은 그래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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