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000만원 받고 100만원 더 콜!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한국시리즈. 정규시즌 1, 2위 팀간의 맞대결이라 안그래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그런데 엉뚱한 곳으로 경쟁이 불붙었다. 발단은 LG 염경엽 감독의 1000만원 공약이었다. LG는 1998년 고인이 된 구본무 회장이 한국시리즈 MVP에 주겠다며 사온 '롤렉스' 명품 시계를 25년째 간직하고 있다. 우승을 못해서다. LG는 이번 한국시리즈 MVP에게 그 시계를 선물하기로 했다.
이게 화제가 되자, 많은 선수들이 시계에 욕심을 드러냈다. 염 감독은 선수들의 사기를 더욱 돋우기 위해 공식 MVP 외 감독 선정 MVP에게 사비로 상금 1000만원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6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 얘기가 또 나왔다. 염 감독은 1000만원을 준비했는데, KT 이강철 감독은 선수들에게 뭘 공약으로 내세울 건지 팬 질문이 나온 것이다. 이에 이강철 감독은 웃으며 "나는 1100만원을 걸겠다"고 곧바로 응수했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하나. 이렇게 상금을 주면, 메리트로 야구 규약을 위반하는 건 아닐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6 시즌을 앞두고 '클린베이스볼 정착 원년의 해'로 삼아 메리트라고 불리우는 승리수당 금지 시행 세칙을 마련했다. 그 전까지는 선수들의 승부욕을 끌어올리기 위해 경기에 이기면 승리수당을 지급하는 등 구단마다 '뒷돈'을 많이 썼다. 이에 대한 부작용이 엄청났다. 2017 시즌을 앞두고는 메리트가 없어진 데 불만을 품은 선수들을 대표해 이호준 당시 선수협 회장(현 LG 코치)이 팬서비스를 볼모로 사실상 메리트를 부활시키자고 했다, 역풍을 맞고 사퇴를 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메리트 문제는 어느정도 정리가 됐다. 그런데 이렇게 대놓고 일종의 승리 수당을 주겠다고 하니, 이건 규약 위반이 아닐까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KBO는 규약 위반이 아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규약을 살펴보면 정규시즌 경기 결과나,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성과급 및 격려금은 일체 지급하면 안된다. 그런데 한국시리즈는 예외다. 한국시리즈 우승 포상까지 막으면 최고의 자리에 오른 선수들을 너무 허탈하게 만들 수 있기에 인정하기로 했다. 그래서 롤렉스 시계도 문제 없이 선수가 받을 수 있다.
또, 구단이 아닌 감독이 개인 돈으로 주는 것도 문제를 제기하기 힘들다는 게 KBO의 설명이다. 감독도 구단 관계자가 아닌, 구단에 고용된 선수와 동등한 신분으로 보기에 그들간의 포상까지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구단에서 감독에 주는 판공비로 선수에게 격려금을 준다면 이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구단이 이를 악용해 현금을 뽑아 감독에게 몰래 주고, 이 돈을 감독이 선수에게 준다면 이것도 규약 위반이다. 하지만 증거를 잡기는 쉽지 않다.
KBO도 이번 감독 상금 경쟁을 유쾌하게 보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런 게 관례화 되면, 규약의 허점을 파고들어 일종의 '편법' 메리트 부활의 여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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