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7일 잠실구장.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이날. 플레이오프(PO) 승자 KT 위즈가 쓰는 3루측 더그아웃 입구엔 작은 종이들이 붙어 있었다. '승리부적, 마법의 힘', '안된다 하지 말고 긍정적으로'라는 문구와 함께 KT 구단 마스코트인 빅과 또리가 나란히 그려진 작은 종이. 흡사 문방구에서 팔 법한 소소한 아이템이 라인업과 상대 전력분석표가 어지럽게 붙어 있는 더그아웃 한켠에 자리 잡는 게 이채로웠다.
이 '부적'은 KT 팬이 직접 제작해 선수단에 전달한 것이다. 정규시즌이 한창이던 때 창원 원정 응원을 온 팬이 제춘모 투수 코치에 전달했다. 장난처럼 지나갈수도 있었지만, 따뜻한 팬심의 의미를 모르지 않는 제 코치는 투수진이 등판을 준비하는 불펜 한켠에 이 부적들을 붙여 놓고 시즌을 마쳤다.
우연의 일치였는지, 당시 3위 NC에 0.5경기차 추격 당하고 있던 KT는 부적을 받아든 날부터 승리하며 격차를 벌려 PO 직행에 성공했다.
그렇게 도달한 PO. 안방 수원에서 치른 PO 1~2차전을 NC에 모두 내준 KT 선수단 분위기는 축 처졌다. 창원에서 치른 PO 3차전. 제 코치는 불펜에 붙어 있던 '승리 부적'을 이 감독이 앉는 더그아웃 맨 앞자리 한켠에 붙여 놓았다. 1패만 더 하면 허무하게 가을야구를 마칠 수밖에 없었던 절체절명의 상황. 처질대로 처진 선수단 분위기를 살리고자 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그런데 또 마법이 펼쳐졌다. 3차전을 잡은 KT는 4차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면서 부적의 효엄을 봤다. 당연히 수원 5차전에서도 승리 부적이 더그아웃 앞에 붙었고, KT는 5차전까지 잡으면서 2패뒤 3연승의 리버스 스윕을 완성했다.
이날도 KT 관계자들은 '승리 부적'을 마치 신주단지 모시듯 다루는 모습이었다. 오와 열을 맞춰 승리부적 5장을 붙여 놓았다. 라인업, 전력분석 데이터지를 붙이는 와중에도 승리부적을 다시 붙여 놓는 걸 잊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창원 PO 3차전부터 붙여 놓은 테이프를 지금까지 그대로 쓰고 있다"고 웃었다.
KT가 붙여 놓은 부적은 총 5장. 부적 1장당 '한 경기 5번의 행운'이 깃들라는 의미라고. PO 3연승 과정에서 3장, 15번의 운을 쓴 KT. 페넌트레이스 챔피언 LG 트윈스와 적지 잠실에서 어려운 싸움을 앞두고 남은 두 장의 부적에 깃든 운도 발휘되길 바라는 눈치였다.
바람이 통한 것일까. KT는 1차전에서 1회말 역전 허용 후 잇달아 실점 위기에 몰리면서도 고영표 손동현의 호투로 균형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결국 9회초 문상철의 적시타로 리드를 되찾아 오는 데 성공했고, 1점차 승리로 승부를 매조지었다. 또 한 번의 마법이 그라운드를 수놓았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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