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너무 짜릿했다. 그런데 더그아웃에서 너무 많이 맞았다. 눈물이 살짝 고였다."
'영웅'의 소감은 간명했다. 박동원은 "사실 기습번트를 대려고 했다. 치길 잘했다"며 웃었다.
LG 트윈스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8회말 터진 박동원의 역전 투런포를 앞세워 5대4,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2002년 11월 8일 이후 무려 7670일만의 한국시리즈 승리다.
'우승청부사'로 데려온 선발 최원태가 ⅓이닝만에 4실점으로 강판되면서 어려운 경기였다. 하지만 1회 이정용을 시작으로 정우영 유영찬 함덕주 고우석 등 총 8명의 투수를 총동원하며 추가 실점 없이 버텼고, 3회 오스틴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었다.
역전 분위기의 물꼬를 튼 건 6회 오지환의 솔로포였다. 7회 김현수의 적시타로 3-4까지 좁혔고, 8회 박동원의 역전 투런포로 승부를 뒤집었다.
선두타자 오지환이 볼넷으로 나갔고, 문보경의 희생번트로 1사2루가 됐다. 박동원은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3루수의 수비 위치를 살폈다. 하지만 치기로 마음을 먹었고, 힘껏 당긴 타구가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었다. 잠실벌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극적인 역전 투런포.
박동원은 "노리는 공은 아니었다. 워낙 (박영현의)구위가 좋으니까 늦지만 말자는 생각으로 쳤는데, 생각보다 스윙이 잘 나왔다"며 웃었다.
전날 고우석의 역전타 허용에 대해서는 "어제도 잘 던졌는데, 그 커브 하나만 실투였다. 어제 공 많이 던졌는데 오늘 컨디션이 좋다고 해서 다시 잘하자고 다잡았다"면서 "대한민국에 이런 마무리는 없다. 잘 던질거라고 믿었다"고 격려했다.
홈런 당시의 심경을 물으니 "짜릿했다. 눈물날 것 같았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더그아웃에서 너무 많이 맞았다. 소리도 많이 질렀다. 살짝 고이긴 했다"며 웃었다.
이날 박동원은 선발 최원태를 비롯해 무려 8명의 투수와 호흡을 맞춰야 했다. 하지만 박동원은 "투수들이 정규시즌과 달리 반대투구도 없고 잘 던지더라. 투수들의 집중력이 좋아서 실점이 없었다"며 칭찬했다. 이어 "8명 스타일이 다 다르다. 직구 다음으로 잘 던지는 공도 다 다르다. 상대 타자들은 새로운 투수를 계속 만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추가실점을 막은 비결을 설명했다.
"어제 오늘 관중석에 유광잠바와 노란 수건이 너무 많더라. 2만명과 함께 힘을 합쳐 싸우는 느낌이었다. KT보다 LG 팬들이 더 티케팅을 잘하는 것 같다. 정말 큰 힘이 되고 있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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