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오랜 골프 팬이라면 김시원(28)이라는 이름은 다소 생소할 수 있다.
이들에게 익숙한 이름은 '김민선5'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4년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첫 승을 따낸 그는 2017년까지 매년 1승씩을 따내며 존재감을 높였다. 2020년 맥콜-용평리조트오픈 우승까지 통산 5승을 챙긴 그가 올 시즌까지 쌓은 상금은 27억5738만원에 달한다. 시원시원한 장타가 강점으로 꼽혔다.
지난해 4월 허리 통증으로 병가를 내고 일찌감치 시즌을 마쳤던 김민선5는 이름을 김시원으로 바꿔 올해 투어에 복귀했다. 하지만 29개 대회에서 12차례 컷 통과에 그쳤고, 6번 기권하면서 상금랭킹 89위에 머물렀다.
이대로 시즌을 마치면 시드 결정전을 치러야 하는 김시원. 그가 택한 길은 '은퇴'였다.
김시원은 10일부터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 올드 코스(파72·6805야드)에서 펼쳐진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 '절친' 박성현의 백을 메는 캐디로 나섰다. 은퇴를 앞둔 선수 입장에선 현역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는 대회인 만큼 욕심이 났을 터. 하지만 그는 선수로 대회에 나서는 대신 친구의 골프백을 메는 동행자 역할을 택했다.
김시원은 "이제 선수 생활을 그만두기로 했다. 몸도 아프고, 골프도 마음대로 되지 않아 (선수 생활을) 그만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은퇴 결정을 공식화 했다.
30세도 되지 않은 그의 은퇴 소식에 많은 이들이 적잖이 놀랐다. 이번 대회에서 그에게 골프백을 맡긴 박성현도 마찬가지. 박성현은 "처음 은퇴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팠다. 아직 조금 더 해주길 바란다. 그래서 축하 인사를 건넬 수 없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열정을 바쳤던 필드를 떠나는 일은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를 응원해온 팬들의 마음도 마찬가지.
하지만 김시원의 모습을 다시 필드에서 보는 날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대회 때마다 도움을 받았던 '전문 캐디'로 새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김시원은 "작년에 투어를 쉴 때 동료 선수 캐디를 했는데 재미 있었고, 소질도 있는 것 같았다"며 "남을 돕는다는 게 좋다. 이참에 전문 캐디로 한 번 나서볼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12일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선 임진희가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16언더파 200타로 이다연을 5타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임진희는 이번 우승으로 시즌 4승을 기록, 이예원 박지영을 제치고 다승왕에 올랐다. 김민별은 황유민 방신실을 제치고 신인상을 차지했다.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CC 밸리, 서원 코스(파72·7000야드)에서 열린 KPGA(한국프로골프) 코리안투어 LG 시그니쳐 챔피언십에선 3차 연장 혈투 끝에 신상훈이 우승을 차지했다.
춘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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