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플럿코 생각을 하면, 켈리가 더 예뻐 보일 수밖에….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의 코멘트가 화제다. 한국시리즈가 한창인데, 외국인 선수의 재계약 문제를 거론했다. 여러 의도가 담긴 메시지로 보인다.
LG는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를 3승1패로 앞서고 있다.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더하면 29년 만의 우승 확정이다. 꿈같은 일이 현실화 된다.
염 감독은 11일 열린 4차전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켈리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3차전에서 만약 패했더라면, 1차전 선발이었던 켈리를 4차전에 투입시킬 계획이었단 내용이었다.
이는 켈리가 3일 휴식 후 힘든 일정임에도 팀을 위해 던지겠다는 희생 정신을 얘기하고픈 것이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부담스러울텐데, 안 한다고는 안하고 팀 사정상 던지겠다는 얘기를 하는 마음이 되게 좋았다. 그래서 나는 고민 없이 내년도 켈리와 함께 가려고 한다. 물론 구단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한데, 내 생각에는 팀에 대한 마음을 갖고 있는 외국인 선수가 있으면, 새 외국인 선수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1선발을 구하면, 켈리는 2선발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시리즈 생각만 해도 여유가 없을 판국에, 염 감독은 왜 외국인 선수 재계약 얘기까지 공개적으로 꺼냈을까. 플럿코에 '데인' 아픔을 켈리가 어루만져 준 것으로 보인다.
LG의 1선발은 플럿코였다. 하지만 골반 통증을 이유로 8월26일 이후 공을 던지지 않았다. 본인은 통증을 호소했지만, 염 감독이 느끼기에는 사실상의 태업이었다. 한국시리즈를 1선발 없이 치른다는 건, '차'를 빼고 장기를 두는 것. 하지만 염 감독은 플럿코를 조기 귀국시키는 승부수를 던졌다. 다른 말들까지 영향을 미칠 바엔, 아예 없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작전은 성공했다. 켈리가 1차전 호투를 해줬다. 팀이 패했지만, 그 호투가 역전의 발판이 됐다. 여기에 새로 장착한 포크볼도 인상적이었다. 시즌 중 다른 구종이 필요하다는 염 감독의 어드바이스를 받아들여, 몰래 준비한 신무기였다. 외국인 선수가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니, 실력 외적으로 가산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켈리는 2019년부터 LG 유니폼을 입은 터줏대감. 하지만 이번 시즌 뚝 떨어진 구위로 시즌 초반 퇴출 위기까지 몰렸었다. 하지만 플럿코에 대비되는 성실함으로 염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런 염 감독이 외국인 선수 영입 작업에 앞서, 구단에 확실한 메시지를 던지며 '켈리 지키기'에 나섰다. 장기 레이스에서 15승 에이스도 좋지만, 팀 분위기에 도움을 주는 10승 투수의 존재도 꼭 필요하다는 걸 염 감독이 깨달은 듯 하다.
그리고 LG는 13일 열리는 5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KT가 살아날 여지를 주면 안된다. 상승세를 탔을 때, 확실히 시리즈를 매조지 해야 한다. 5차전 선발이 켈리다. 등판을 앞두고 감독의 이런 지지 의사를 들은 켈리는 더욱 힘이 날 수밖에 없다. 염 감독이 켈리 재계약 얘기를 과감하게 꺼내든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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