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시계 그냥 제가 받고싶다는 생각밖에 없는데요. 만약 제가 다른 선수에게 줄 수 있는 권한이 있어도 그냥 제가 받고 싶습니다."
오지환의 솔직한 욕심은 현실이 됐다. LG 트윈스 '원클럽맨'을 선언한 캡틴 오지환. 2009년 LG 1차지명 신인으로 입단해 15년만에 처음 밟아본 한국시리즈 무대. 그토록 간절했던 우승의 한을 마침내 풀었다. 그리고 그 한국시리즈 MVP를 오지환이 수상했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6대2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1994년 이후 29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오지환은 생애 첫 한국시리즈에서 펄펄 날았다. 시리즈 성적 타율 3할1푼6리 3홈런 8타점. 특히 2-3-4차전 3경기 연속 결정적인 순간에 홈런을 터뜨리면서 사상 최초로 단일 한국시리즈 3경기 연속 홈런을 친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LG에는 전설처럼 내려오던 명품 시계가 있다. 롤렉스사의 시계인데, 故 구본무 회장이 1998년 해외 출장길에 "한국시리즈 MVP에게 선물로 주라"며 선물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LG가 한번도 우승을 하지 못하면서 시계는 25년간 봉인돼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주인을 찾았다. 오지환이 한국시리즈 MVP 투표에서 93표 중 80표, 득표율 86%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롤렉스 시계를 손목에 차게 됐다.
다음은 한국시리즈 MVP 오지환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오래 기다리신 것 같다. 너무 기쁘고 그리고 또 많이 울컥한다. 또 선배들이 많이 생각나기도 한다. 지금의 엔트리 30명 자체가 우승팀으로 많이 기억됐으면 좋겠다. 감독님 말씀처럼 지금이 시작점이 됐으면 좋겠다.
-언제 이길 수 있을거라는 예감이 왔나.
KT 투수들을 상대로 직구에 강점을 가지고 있었다. 저에게는 부담감이 없었다. 그러다보니까 빠른 구종을 많이 노렸다. 어이없이 직구를 흘려보내는 선택을 하고 싶지 않았다. 후회가 남을 것 같아서 공격적으로 가자는게 맞아 떨어졌다.
-LG가 큰 경기에 약하다는 징크스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판단하기 힘들지만 적극적인 모습이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시도도 많이 했고, 적극적인 플레이로 인해서 많이 죽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기량 자체가 도전적으로 많이 바뀌었다. 이런 시리즈에서는 주축인 사람들이 부담을 가질 수 있는데 이번에 그런거 하나 없이 잘했고, 어린 친구들이 잘해줘서 가능했다.
-롤렉스 시계 갖겠다고 공언했었는데.
아직 어떤 시계인지 보지 못했다. 사실 고민이 많다. MVP에게 주는 시계라고 해서 받겠지만 제가 차고 다니기에는 너무 부담스럽고, 선대 회장님 유품이니 그걸 구광모 회장님께 드리고 저는 더 좋은 새 시계를 받고 싶다.(웃음) 그건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으니 누구나 볼 수 있게 역사관이나 그런 곳에 놔주셨으면 좋겠고, 저는 요즘 시대에 맞는 시계를 받고 싶다.
-올 시즌 LG의 우승 원동력은 무엇일까.
모두에게 도전적인 시즌이었다. 매번 시리즈에서 떨어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는데, 현수형 조차도 좋은 선택을 하자, 후회없는 선택을 하자고 이야기 하셨다. 이런말 할지 몰라도 긴장되지 않았다. 재미있었다. 실수를 하더라도 포기하지 말자고 이야기 했다. 생각 자체가 달랐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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