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데리고 쓸 수는 없고, 싸게는 팔지 못하겠고'
갈팡질팡, 진퇴양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 듯 하다. 에릭 텐 하흐 감독에게 대든 제이든 산초(23)를 1월 이적시장에서 처분하려는데, 싼 가격에 보내고 싶진 않기 때문이다. '매입가'가 워낙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구단들은 맨유의 진퇴양난 상황을 역이용해 산초를 싼 값에 데려가려 한다. 한 마디로 맨유가 이적시장의 '호구형'이 된 분위기다.
영국 매체 미러는 16일(한국시각) '텐 하흐 감독은 산초의 처분을 원하고 있지만, 맨유 구단은 1월 이적시장에서 산초를 헐값에 내보내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산초의 처분을 두고 난처한 상황에 직면한 맨유의 현실에 관한 이야기다.
한때 산초는 맨유의 최대 기대주였다. 맨유는 2년 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산초를 7300만파운드(약 1183억원)에 영입했다. 그러나 산초는 맨유의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보여줬다. 특히 텐 하흐 감독과는 '철천지 원수'같은 사이가 되어버렸다. 지난 9월 아스널전 패배 이후 텐 하흐 감독이 '훈련 과정에서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산초의 결장 이후에 대해 설명하자, 산초가 곧바로 SNS를 통해 반박하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산초는 자신을 '희생양'이라고 하면서 텐 하흐 감독에게 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텐 하흐 감독은 이런 항명 행위를 용납하지 않았다. 곧바로 산초를 1군에서 제외했다. 훈련시설은 물론이고, 식당 이용조차 금지당했다. 텐 하흐 감독에게 사과하기를 거부한 산초는 맨유 유스 선수들과 함께 지낼 수 밖에 없었다. 텐 하흐 감독은 더 나아가 1월 이적시장에서 산초를 처분하길 원하고 있다. 맨유 구단도 일단은 텐 하흐 감독의 방침대로 움직일 계획이다. 산초를 1월 이적시장에서 내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단, 맨유는 불과 2년 전에 7300만파운드를 주고 영입한 23세의 젊은 선수를 5000만파운드 이하로 보내고 싶어하진 않는다.
그러나 이런 팀 상황이 현지 언론을 통해 상세하게 공개되면서 맨유는 이적시장에서 매우 불리한 상황에 빠졌다. 산초를 원하는 구단들은 어떻게든 값을 낮추려고 한다. 맨유가 무조건 산초를 내보내야 하는 입장이라는 걸 역이용하는 것이다. 유벤투스 구단은 산초의 임대 이적에 관해 맨유와 접촉했지만, 27만5000파운드(약 4억4500만원)의 주급 대부분을 맨유가 부담해주길 원했다. 임대료도 주지 않으려 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에티파크도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산초의 임대영입에 관한 관심을 보였지만, 결정적으로 시즌이 끝날 때 영구 이적료로 5000만파운드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협상은 결렬됐다. 이적시장의 상대 구단들은 텐 하흐 감독이 워낙 강경하기 때문에 맨유가 어쨌든 산초를 내보낼 수 밖에 없다는 걸 안다. 맨유가 완전히 '을' 또는 '호구'로 공인된 상황이나 마찬가지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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