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야구가 하루아침에 되겠나. 그래도 '수비 연습이 재미있어졌다'는 말을 들으면 뿌듯하다."
부산팬들을 좌절시켰던 남자가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현역 시절의 아픔을 코치로서 보상할 수 있을까.
김민호 수비코치는 1995년 한국시리즈 MVP다. 당시 주형광이 이끌던 롯데를 상대로 1승3패에서 뒤집기를 연출한 주인공이다.
당대의 스타 유격수였던 그는 은퇴 후 국가대표 수비코치로 거듭났다. 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까지 가는 팀마다 탄탄한 내야진을 구축했다.
그리고 이제 롯데다. 실책은 적지만 그만큼 수비 범위가 좁은 팀. 흔들리는 내야 수비에 번번이 발목잡혀 가을야구가 좌절됐던 팀이다. 김태형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김 코치는 마무리캠프의 성과에 대해 "연습 때는 잘하는 것 같은데…실전에서 보여줘야한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는 롯데 수비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하다. "처음부터 잘할 수야 있나. 초반엔 분명 실패가 있을 거다. 하지만 점점 나아질 거라고 확신한다. 자신있다"고 했다.
"선수들이 '수비하는게 재미있어졌다'는 이야기를 할 때 보람을 느낀다. 처음 해보는 훈련도 있을 거고, 내 나름대로도 재미있게 가르친다는 확신도 있다. 분명히 롯데 수비는 강해질 수 있다. 다만 그 디테일을 몸에 익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올해 우익수와 1루를 봤던 고승민은 마무리캠프부터 다시 데뷔초 포지션인 2루를 연습중이다. 운동능력이야 뛰어나지만, 1m89의 큰 키와 과거 외야로 전향했던 이유로 생각하면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김 코치는 긍정적이다. 그는 "신체 조건이 워낙 좋고, 키가 크지만 민첩성이나 순발력도 뛰어나다. 난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완성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단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넌 안돼' 하면 발전이 없다. (고)승민이도 포지션이 계속 바뀌지 않았나. 떠돌아다니지 말고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지. 충분히 견고한 수비수가 될 수 있다."
김 코치는 두산과 LG, KIA를 거치는 동안 손시헌-오지환-박찬호라는 골든글러브 유격수를 잇따라 만들어냈다. 그는 "롯데에선 누가 될까? 한번 잘 만들어보겠다"며 활짝 웃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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