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일본)=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2일 일본 오키나와현 긴초구장.
섭씨 27도까지 오른 이날 포수 신범수는 그라운드에서 흙투성이가 돼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김상훈 배터리 코치, 나카무라 다케시 인스트럭터가 지켜보는 가운데 신범수는 다른 KIA 포수들과 함께 2루 송구 및 포구 훈련에 열중했다. 가만히 서 있어도 열기를 느낄 수밖에 없는 그라운드에서 신범수는 오히려 신이 난듯 "유후~" 추임새까지 놓으면서 훈련에 열을 올렸다.
훈련이 끝난 뒤, 신범수는 그제서야 녹초가 된 듯 그라운드에 주저 앉았다. 열정으로 피로를 숨긴 그의 모습에 KIA 코치진은 미소를 지었다.
이 모습은 신범수가 KIA 유니폼을 입고 보여준 마지막 모습이 됐다.
훈련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들어서던 신범수는 김종국 감독의 호출을 받았다. 짧은 면담을 마치고 방문을 나온 신범수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돼 있었다. 곧 코치실로 발걸음을 옮긴 뒤엔 눈가까지 촉촉히 젖었다.
신범수는 이날 훈련을 끝으로 KIA를 떠나게 됐다. 포수 보강을 원하던 SSG 랜더스는 이날 2차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신범수의 이름을 호명했다. 35인 보호 명단에서 제외된 신범수는 광주를 떠나 인천에서 야구 인생의 2막을 열게 됐다. SSG는 "신범수는 1군 경험이 있고, 백업포수로 활용이 가능하다. 공격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2016 신인 드래프트 2차 8라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신범수. 광주동성고 시절 주장을 맡았고, 연고팀 KIA의 지명을 받은 그의 야구 인생 주무대는 광주였다. 올해 1군 무대에서 장타력을 선보이며 주목 받았다. 시즌 성적은 36경기 타율 1할7푼6리(88타수 15안타) 2홈런 1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518. 수치적으로 만족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새 시즌 한준수와 함께 백업 경쟁의 한 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때문에 이번 마무리캠프에서의 의지가 대단했다. KIA 관계자는 "(신)범수가 새 시즌 등번호까지 바꾸면서 준비했다"고 밝혔다. 나카무라 인스트럭터도 최근 신범수에 대해 "아직 보태야 할 부분이 많지만, 좋아지는 모습이 보인다"고 칭찬할 정도.
KIA 코치진과 인사를 나눈 뒤 만난 신범수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돼 있었다. 그는 "(35인 보호명단에서 제외됐을 거란) 마음의 준비는 약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막상 (SSG로) 간다고 들으니 경황이 없고, 좀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기대를 받았음에도 보호 명단에서 제외된 신범수. KIA는 미래를 위해 냉정한 선택을 했고, SSG는 미래를 위해 그를 택했다. 주전 김태군과 백업 1순위 한준수, 제대를 앞둔 권혁경, 와신상담 중인 한승택 주효상까지 포수 자원이 많은 KIA에서 교통정리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반대로 포수 풀이 빈약한 SSG에서 신범수가 상대적으로 더 기회를 얻을 것이라는 예상. 신범수는 "팀에서 나를 필요로 해서 지명한 것이니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좋은 마음으로 생각하고 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숙소로 돌아간 신범수는 귀국행 짐을 쌌다.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신범수는 곧 SSG 유니폼을 입고 팬들 앞에 선을 보인다.
긴(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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