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23년간 헌신한 원클럽맨 레전드가 원치 않는 은퇴 요구, 소통없이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제외. 이적이 결정되자 은퇴 종용까지.
김강민(41)의 처우를 둘러싼 SSG 랜더스의 판단은 악수를 거듭했다. 김강민이 선수생활 연장을 선언한 뒤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강민이 SSG 구단이 권유한 은퇴 및 코치 연수 대신 현역 연장을 택할 때만 해도 그가 꿈꾸는 홈그라운드가 대전은 아니었다. 하지만 SSG 측은 유망주 보호를 이유로 김강민을 35인 보호선수에서 제외했다.
이에 대해 김강민에게 어떤 귀띔도 없었다. 함께 2차 드래프트에 참여하는 구단들에게 양해를 구하지도 않았다. 비고란에 은퇴 여부를 적어두지도 않았다.
이처럼 원소속팀 SSG가 김강민의 나이에만 신경쓰는 사이, '야구선수' 김강민에게 주목한 팀이 바로 한화다. 1년1년이 무서운 나이고, 올해 타율 2할2푼6리 OPS(출루율+장타율) 0.627로 부진했던 것도 맞다. 하지만 불과 1년전 한국시리즈 MVP를 거머쥘 만큼 클러치에 강하고, 여전히 인상적인 수비력을 갖춘 선수다. 채 꽃피지 않은 유망주만 가득한 한화 외야에는 대수비 및 대타, 멘토로서의 필요성이 컸다.
한화는 고민 끝에 하위 3팀에서 주어지는 4번째 2차 드래프트 픽에서 김강민을 택했고, 손혁 단장이 직접 나서 그의 선수생활 연장을 설득했다. 결국 김강민은 24일 한화 구단 사무실을 찾아 현역 연장을 선언했고, 한화는 보류선수 명단에 그를 포함시켰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200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SK 와이번스에 입단한 김강민은 말그대로 팀을 상징하는 선수였다. 김광현 최정 추신수가 팀의 간판스타라면, 김강민은 정신적 지주이자 버팀목이었다.
23시즌 동안 1919경기에 출전, 통산 타율 2할7푼4리(5364타수 1470안타) 138홈런 674타점을 기록했다. 인천 외야의 '짐승'으로 통할 만큼 기적같은 수비의 소유자로 유명하다.
김강민은 한화 구단을 통해 SSG 팬들에게 손편지를 남겼다. "23년동안 원클럽맨으로 야구를 하며 많이 행복했다. 신세만 지고 떠나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라며 "보내주신 조건 없는 사랑과 소중한 추억들을 잘 간직하며 새로운 팀에서 다시 힘을 내보려 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결과적으로 SSG 구단은 원클럽맨 레전드에게 은퇴를 재차, 삼차 종용한 모양새가 됐다. 하지만 김강민은 이를 거절하고 선수 생활 연장을 택했다. 선수단 및 팬덤의 동요는 막을 수 없게 됐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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