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타이거즈 우완 투수 무라카미 쇼키(25)는 1m75, 투수치고는 키가 작은 편이다. 도요대학을 졸업하고 2021년 드래프트 5순위 지명으로 입단했다. 크게 주목받은 선수라고 보기 어렵다. 데뷔 시즌인 2021년, 2경기에 등판해 5⅓이닝을 던졌다. 1패, 평균자책점 16.88.
데뷔전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그해 5월 30일 인터리그(교류전) 세이부 라이온즈전에 선발로 나서 2⅓이닝 동안 5실점하고 강판됐다. 바로 다음날 1군 등록이 말소됐다. 8월 28일 히로시마 카프전에 다시 선발 등판해 3이닝 5실점했다. 2군에서 펄펄 날았는데, 1군에선 안 통했다. 2년차인 지난해엔 한 번도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2군에만 있었다.
올해는 구원 투수로 출발했다. 4월 1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전에 두 번째 투수로 출전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2년 만의 프로 세 번째 경기에서 홀드를 챙겼다.
프로 3년차에 찾아온 기회를 확실히 움켜쥐었다. 4월 12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원정 경기에 선발로 나가 7회까지 무안타 무4사구 무실점 퍼펙트게임을 했다. 1-0으로 앞선 8회초 공격 때 대타로 교체돼 논란이 됐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66)은 "팀 승리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한신은 8회말 1-1 동점을 허용해 무라카미의 승리가 날아갔다.
무라카미의 놀라운 피칭은 계속됐다. 4월 22일 주니치 드래곤즈전 4회까지 11이닝 연속 퍼펙트를 이어갔다. 이 경기에서 9이닝 10탈삼진, 무4사구를 기록했다. 일본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첫승을 무4사구 완봉으로 올렸다. 그는 개막부터 25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22경기에서 10승6패, 평균자책점 1.75. 144⅓이닝을 던지면서 137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율) 0.74를 기록했다.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1위, 다승 공동 5위, 탈삼진 4위, WHIP 1위를 했다.
2년간 승없이 1패만 기록 중이던, 전년도에 한 번도 1군에서 못 올라온 3년차 투수가 단숨에 에이스로 떠올랐다. 한신을 18년 만의 리그 우승, 38년 만의 재팬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무라카미가 28일 열린 일본야구기구(NPB) 시상식에서 신인상과 MVP를 받았다. 1990년 노모 히데오(당시 긴테쓰) 이후 33년 만의 세 번째 신인상, MVP 동시 수상이다. 센트럴리그에선 처음이다. 1980년 기타 오사
무(당신 니혼햄)와 노모는 프로 첫해에 받았다.
한신 선수 4명이 MVP를 놓고 대접전을 벌였다.
무라카미가 총점 653점, 외야수 지카모토 유지(29)가 499점, 내야수 오야마 유스케(29)가 490점, 마무리 투수 이와자키 스구루(32)가 417점으로 1~4위에 올랐다. 한신 바람에 밀려 다승(16승), 승률(0.842), 퀄리티스타트(21번) 1위를 한 아즈마 아쓰키(28·요코하마)는 5위(181점)에 그쳤다. 세 번째 홈런왕에 오른 오카모토 가즈마(27·요미우리)는 7위(92점)에 랭크됐다.
무라카미조차 깜짝 놀랐다. 그는 "내가 받을 것이라고 정말 생각 못 했다. 너무 영광스러운 상이라 기쁘다"고 했다.
무라카미는 신인상 투표에선 306명 중 285표를 쓸어 담았다.
퍼시픽리그는 예상대로 3년 연속 4관왕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가 압도적인 지지로 3년 연속 MVP가 됐다. 267명 중 259명으로부터 1위표를 받았다. 야마모토는 앞서 3년 연속 사와무라상,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선정됐다.
무라카미와 야마모토는 1998년 생 동갑이다. 야마모토가 고교 졸업 후 4년 먼저 프로에 진출했다. 무라카미 연봉은 750만엔(약 6550만원)이다. 올해 6억5000만엔(약 57억7800만원)을 받은 연봉 1위 야마모토의 1.15%
다.
재팬시리즈 1차전에서 두 선수가 선발 맞대결을 했다. 무라카미가 7이닝 무실점, 야마모토가 5이닝 7실점했다. 6차전에선 야마모토가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올렸고, 무라카미는 5이닝 4실점했다. 야마모토가 재팬시리즈에서 거둔 첫승이었다.
일본프로야구 MVP는 프로야구 취재 경력 5년 이상의 기자 투표로 선출한다. 올해 센트럴리그는 306명, 퍼시픽리그는 267명이 투표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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