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일정을 마치고 스토브리그 잰걸음 중인 KIA 타이거즈.
복잡한 숙제를 풀어야 하는 KIA다. 내부 FA 김선빈을 붙잡고 비FA 재계약이 필요한 최형우의 마음도 붙잡아야 한다. 여기에 외부 전력 보강을 위한 FA시장 역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
그런데 최근 FA시장을 바라보는 KIA의 시선은 미묘한 변화가 있다. 초반처럼 눈빛이 뜨겁지 않다. 생물인 FA시장 특성상 온도차는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KIA의 시선이 다시 뜨거워질 만한 상황인지는 애매하다.
마무리캠프에서 벌어진 '중대 사건'이 변수가 됐다.
외야수 이우성(29)은 새 시즌 1루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1루수 훈련을 자청한 그는 마무리캠프 기간 내내 내야수 글러브를 끼고 수비 훈련을 했다. KIA 코치진에 스스로 "1루수 훈련을 해보고 싶다"는 자청이 배경이 됐다.
이우성은 올 시즌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시즌 126경기 타율 3할1리(355타수 107안타) 8홈런 5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80을 기록했다. 나성범의 부상을 틈타 잡은 기회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후에도 선발-교체를 오가면서도 꾸준한 타격감을 자랑했다. 프로 데뷔 11시즌 만에 처음으로 한 시즌 100경기 출전 및 100안타를 기록했다.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음에도 변신을 시도한 이유는 분명하다.
KIA 외야진은 포화상태다. 이우성 외에도 나성범 최원준이 버티고 있고,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 역시 새 시즌 동행이 유력하다. 여기에 이창진 김호령 김석환 등 주전급 백업들이 버티고 있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이우성이지만 새 시즌 주전 자리는 보장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반면 KIA의 1루는 골칫거리다. 지난해 풀타임 주전이었던 황대인이 부진했고, 변우혁 오선우도 여전히 확고한 주전은 아니다. 이 와중에 김도영이 새 시즌 전반기 복귀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3루수 자리도 소화할 수 있는 변우혁의 이동이 불가피해졌다.
이런 일련의 상황에서 이우성은 시즌 상승세를 이어가고 나아가 주전 자리까지 잡기 위한 결단을 내린 셈.
이우성은 "감독님께 직접 말하는 성격이 못돼서 코치님께 먼저 말씀드렸다"며 "고교 시절에 1루수 경험이 있어 백지 상태는 아니지만, 지금(마무리캠프)은 수비 동작이나 스탭에 익숙해지려 하고 있다. 1대1로 훈련을 지도해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외야수로 10시즌을 해봤지만, 내야수로 이렇게 배워보는 것도 내겐 정말 좋은 경험"이라며 "아직 내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니다. 내게 이렇게 도전해서 잘 돼 성공한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훈련 기간에 배운 걸 비시즌 기간 잘 갈고 닦아 이어간다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우성의 진심은 KIA 김종국 감독의 마음도 흔들어 놓은 듯 하다. 김 감독은 "내년 스프링캠프 때도 이우성의 1루 수비를 지켜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과연 이우성이 KIA의 오랜 1루 고민을 풀 수 있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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