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전북 현대가 천신만고 끝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전북은 13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방콕 유나이티드(태국)와 2023~2024시즌 ACL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이동준의 멀티골을 앞세워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승점 12가 된 전북은 2위에 자리했지만, 동아시아 5개 그룹 2위 중 상위 3개팀에 포함되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전북은 이날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이 가능했다. H조 2위 멜버른시티가 승점 9로, J조 2위 우라와 레즈가 승점 7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했다. 5경기에서 승점 9를 얻었던 전북은 이날 승점 1만 더해도 각 조 2위팀 중 16강행 막차를 탈 수 있었다. 리그 우승은 물론, FA컵, 심지어 ACL 엘리트 진출권까지 놓친 전북에게 ACL 16강은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었다.
초반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전반 4분만에 선제골을 내줬다. 방콕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수비를 스쳐 지나갔다. 뒤로 돌아 들어가던 완차이가 슬라이딩 슈팅으로 전북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장이 순간 얼음으로 변했다. 전북이 동점골을 위해 총력에 나섰다. 하지만 날카로운 모습은 없었다. 오히려 방콕의 정교한 빌드업과 역습이 빛났다. 끌려가던 전북은 다행히 상대 실수를 틈타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42분 이동준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방콕 수비가 겹치며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다. 노마크로 있던 문선민이 잡아 왼발슛으로 마무리했다.
이것으로 부족했다. 상대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해결사는 이동준이었다. 이동준은 올 시즌 전북의 승부수였다. 지난 시즌 2위에 머문 전북은 독일 헤르타 베를린에서 뛰던 이동준을 거액에 영입했다. 하지만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계륵으로 전락했던 이동준이 시즌 최종전에서야 마침내 웃었다.
후반 31분 기어코 뒤집기에 성공했다. 송민규의 기가 막힌 스루패스를 이동준이 잡아 침착한 오른발슛으로 마무리했다. 이동준의 시즌 첫 골이었다. 기세를 탄 이동준은 2분 뒤 멀티골을 만들어냈다. 또 한번 빠른 발을 이용해 오른쪽을 무너뜨린 후 강력한 슈팅으로 방콕 골망을 흔들었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후반 40분 방콕에게 한골을 내줬지만, 경기는 전북의 3대2 승리로 마무리됐다. 시즌 내내 부진했던 전북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ACL 16강을 확정지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편, 인천 유나이티드는 이기고도 눈물을 흘렸다. 인천은 같은 날 오후 5시(한국시각) 필리핀 마닐라의 리살 기념 경기장에서 열린 카야FC와의 G조 최종전에서 3대1로 승리했다. 같은 시각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가 산둥 타이산(중국)을 3대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G조 최종 순위는 요코하마-산둥-인천(이상 승점 12)-카야(승점 0)로 마무리됐다. 요코하마, 산둥, 인천 모두 4승2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 전적→전적 득실차→전적 다득점에 따라 순위가 나뉘었다. 공교롭게도 인천이 요코하마에 2승, 요코하마는 산둥에 2승, 산둥은 인천에 2승을 거두면서 세 팀 간 상대 전적이 모두 같아졌다. 득실에서 요코하마(+1), 산둥(0), 인천(-1)순이었다. 인천의 좌절로 K리그는 4팀 동반 16강 진출에 아쉽게 실패했다. 앞서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는 각각 J조 1위, I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전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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