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지난 11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창원 LG의 경기에서 몇 시즌에 한 번 나올 법한 해프닝이 연이어 벌어졌다. 심판과 감독이 특정 선수에 의해 코트에 나뒹구는 '사건'이었다. 사건 유발자는 현대모비스 용병 게이지 프림(24)이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점프볼 직후 경기장은 술렁거렸다. 이상준 심판이 한쪽 눈을 감싼 채 코트에 쓰러져 있었다. 시작과 동시에 경기는 일시 중단.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모두 어리둥절했지만 알고 보니 황당 장면이었다.
점프볼에서 아셈 마레이(LG)와 경쟁했던 프림이 착지하는 과정에서 토스업을 했던 이 심판과 부딪힌 것.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점프볼을 잡으려 집중하다가 나온 해프닝이었다. 다만, 이 심판은 육중하기로 소문난 프림에게 당했으니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이후 3쿼터 종료 3분53초 전, LG 벤치쪽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코트 지휘를 하던 조상현 감독이 갑자기 쓰러져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광고 보드 모서리에 손이 부딪혀 피를 흘리기도 했다. 이 때도 '점프볼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프림이 조 감독을 향해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을 지었다. 바로 직전 프림이 추격골을 넣을 뒤 환호하며 코트 밖을 돌아 백코트 하던 중 조 감독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충돌한 것이었다. 키 2m5, 몸무게 110㎏의 거구가 덮치는 바람에 조 감독이 쓰러지는 장면은 아찔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프림은 종료 1분1초 전, '진짜 사고'를 칠 뻔했다. 마레이와 리바운드 경합을 하다가 볼을 소유한 마레이의 팔과 공을 강하게 잡아챘다가 U파울을 받았다. 79-81로 바짝 추격하던 중이었다. 마레이가 U파울 자유투 2개를 모두 실패했기에 망정이지, 패배의 결정타를 제공한 '원흉'이 될 뻔했다.
이처럼 '좌충우돌'하며 고작 한 경기 동안 현대모비스 벤치를 들었다 놨다 한 프림이지만 되레 칭찬을 받는다. "에너지가 넘쳐서, 파이팅 넘치는 자세로 경기에 몰두하다가 어수선한 장면이 연출됐지만 예전처럼 성질부리고 플레이를 망치는 게 아니다"라는 이유다.
조동현 감독은 "프림의 U파울에 대해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승부욕이다. 외부에서 보이는 것 이상으로 팀에서 잘 해주고 있다. 상대를 다치게 하거나 거친 테크니컬 파울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프림의 파이팅을 지지했다.
그도 그럴것이 프림이 달라진 계기가 있었다. 프림은 지난 10월 23일 LG전에서 리바운드 경쟁을 하다 넘어진 뒤 코트에 침을 뱉었다가 재정위원회에 회부된 적이 있다. 이후 프림은 구본근 사무국장과 면담을 하면서 호되게 야단맞았다. 구 국장은 "그런 행동으로 너의 분은 풀리겠지만 팀 분위기는 망가진다. 심판의 선입견을 탓하기에 앞서 프로 선수로서 비즈니스를 하러 한국에 온 만큼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달라"면서 "자꾸 불미스러운 행동을 하면 어떻게 동행하겠느냐"고 경고했다.
이후 프림은 재정위원회에 3번이나 회부됐고, 테크니컬 파울을 8차례 받았던 지난 시즌에 비하면 한결 부드러운 태도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는 게 구 국장의 설명이다. 구 국장은 "프림은 보기와 달리 잘못을 순순히 인정하고, 출전시간에 대한 불만 없이 벤치로 밀려나도 가장 열심히 응원한다"면서 "워낙 에너지 넘치는 선수라 고의적인 과격 행위가 아니라면 예쁘게 봐주기로 했다"며 웃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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