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이청용(35·울산)을 흔히 '축구 도사'라 부른다. 프로에 갓 데뷔할 때는 '최고의 재능'으로 평가받았다. 어느덧 30대 중반이다. 필드 플레이어 중 최고참이다.
뛰어난 축구 지능은 세월이 흘러 더 완숙미가 느껴진다. '축구 도사'는 이청용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그는 지난해 캡틴으로 17년 만의 K리그1 우승컵을 울산에 선물했다. MVP(최우수선수)상도 거머쥐며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이청용은 올해 한 발짝 물러섰다. '캡틴 완장'을 후배에게 넘겨줬다. 다만 올해 초 2년 재계약에 사인한 그의 지위는 흔들리지 않았다.
울산은 창단 후 첫 K리그1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이 있었지만 올해는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청용은 12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의 ACL 조별리그 I조 최종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반 초반 2골을 먼저 허용하며 먹구름이 드리워졌지만 이청용의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울산은 2대2로 비기며 조 2위로 16강에 안착했다.
늘 그렇지만 올 시즌도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이청용은 선수단 내에선 '작은 아버지', '삼촌'으로 통한다. 'SNS 인종 차별 논란' 등 내홍을 겪으며 주장이 교체되기도 했지만 이청용이 중심을 잡으며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했다. 그라운드에서도 빛이었다. 박용우(알아인)의 이적으로 중원이 흔들리자 홍명보 감독은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포워드를 넘나드는 이청용을 3선에 세웠다.
이청용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34경기에 출전해 1골-2도움을 기록했다. 마지막 도움은 8월 19일 라이벌 전북 현대전에서 나왔다. 후반 26분 절묘한 킬패스로 엄원상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전북전이 정상 등극의 기폭제가 됐다.
하지만 이청용도 축구가 새삼 어렵다는 것을 다시 자각했다. 그는 "리그 우승과 ACL 16강 진출로 원하는 올 시즌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팀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라면서도 "어려운 포지션이라는 것을 느꼈다. 개인적으로 많은 부분이 부족한 것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공격과 수비를 도울 수 있는 선수가 다음 시즌에 합류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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