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KBS, SBS, MBC '2023 연기대상'이 모두 끝났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상식에는 유독 우리에게 큰 아픔을 남긴 故이선균을 추모하는 수상소감이 많았다.
지난 31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에서 열린 '2023 KBS 연기대상'에서 이원종은 '고려거란전쟁'으로 조연상을 받았다. "97년 '용의눈물'부터 대하사극의 인연이 시작됐다. 4번쯤 시상대에 섰다. 여전히 떨리지만 좋다"는 이원종은 "올해 최수종 배우와 입을 맞췄다는 게 벅차다"라고 운을 뗐다.
스태프, 가족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한 그는 "'행복의 나라'라는 영화를 같이 찍은 후배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라면서 故이선균을 언급했다. 이어 "다시는 야만의 세월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는 소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고인과 인연이 깊은 이상엽은 인기상 수상 후 "작품 하면서 지치거나 힘들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마다 늘 응원해주고 격려해주신 제작진, 스태프, 같이 연기한 배우 분들, 팬 분들,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 덕분에 좋은 상을 받았다. 그 분들에게 더 힘이 되고 격려를 줄 수 있는 그런 그릇의 사람, 연기를 해낼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모두가 꼭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부디"라며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눈물을 삼켰다. 끝내 뱉지 못한 그는 "행복하십시오"라며 수상 소감을 서둘러 마쳤다.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2023 MBC 연기대상'에서는 우도환이 故이선균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이날 우도환은 '조선변호사'로 미니시리즈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뒤를 돌아 크게 심호흡을 한 그는 "원래도 참 어렵고 어색하고 떨리는 자리인데 더 그런 시기인 것 같아서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故이선균을 언급했다. 이어 "저희 드라마에 정말 많은 배우분들께서 나와주셨다. 그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여기 있고 '조선변호사'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라며 "배우라는 직업을 20년 넘게 하고 있는데 여태껏 하면서 느낀 바는 무언갈 이루는 것보다 지키는 게 힘들다. 이 상은 '조선 변호사'를 잘 지켰다고 주시는 상이라고 생각하겠다"라고 전했다.
29일 열린 '2023 SBS 연기대상'에서도 故이선균을 추모하는 말들이 이어졌다. 고인은 SBS '법쩐'에서 열연했지만, 끝낸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법쩐' 배우들 역시 전원 불참으로 그를 애도했다.
이날 1부 마지막 축하공연을 앞두고 MC신동엽은 "화사가 화려한 무대를 준비했는데 최근에 있었던 가슴아픈 일로 급하게 무대를 변경했다고 한다"라고 운을 뗐고, 화사는 故이선균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LMM'을 열창했다.
베스트 퍼포먼스 상을 수상한 진선규는 최근 독감에 걸렸다고 밝히며, "내년에도 감기가 걸려서 오고 싶기도 하다. 2023년 마지막에 많이 아프고 슬픈 일이 있는데 아름다운 기억으로 오래 오래 기억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故이선균을 추모했다.
'국민사형투표'로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박성웅은 "수상소감 대신 편지를 쓰고 싶다"라며 "이제 더 이상 아픔도 걱정거리도 없는 평안한 세상에서 편안하게 쉬길 빌겠다. 오늘 너를 하늘나라로 보낸 날인데 형이 이 상을 받았다. 언제나 연기에 진심이었던 하늘에 있는 너한테 이 상을 바친다. 잘가라 동생"이라고 말해 동료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또 대상 시상자로 나선 김남길은 "내년에는 모든 배우들이 편안함에 이르시길 바란다"라며 故이선균의 명대사를 언급했으며, '모범택시'로 대상을 수상한 이제훈은 "오늘 너무나 아픈 날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작품에 인연이 없었고 함께 하는 순간이 스쳐가는 순간 밖에 없었지만 나는 그 분이 걷는 길을 보면서 배우의 꿈을 키웠고 그 분처럼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분께 이 상을 드리고 싶다. 하늘에서 편안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한편 고 이선균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지난 27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발인은 29일 엄수됐으며, 유족과 동료들의 배웅 속 영면에 들었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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