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FA로 유출될 가능성을 원천봉쇄할 수 있다. 구단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예우이자 명예다. 하지만 '먹튀'의 갈림길이기도 하다.
올겨울에도 FA 시장은 뜨거웠다. 샐러리캡 때문에 씀씀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래도 돈을 써야할 곳은 피할 수 없었다. 총액 50억원이 넘는 계약만 5명(임찬규 양석환 오지환 김재윤 안치홍)이나 됐다.
그래도 FA 등급제, 비FA 다년계약(연장계약) 등의 제도적 보완이 지나친 '뻥튀기'는 막고 있다는 시선이 많다. 태풍의 눈으로 불릴 선수가 시장에 나올 가능성을 낮추기 때문이다.
다년계약의 경우 2019년 안치홍의 2+2년 FA 계약을 통해 처음 그 길이 열렸다. 아무리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원클럼맨이라 해도 FA 시장에 나오게 되면 그 변수는 예상하기 어렵다. 다년계약은 FA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아직 FA가 아닌 소속 선수 신분인 만큼 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서로 만족하는 선을 찾는 방법이기도 하다.
반대로 위험성도 있다. 타 팀이 측정한 이 선수의 가치를 알기 어렵다. 간판스타를 예우하면서 FA로 풀렸을 때보다 얼마나 효율적인 금액에 도장을 찍느냐가 관건이다. 자칫하다간 두고두고 구단의 속을 썩이는 악성 계약이 될수도 있다.
역대 다년 계약 선수는 FA로 전환한 오지환을 제외하면 총 9명이다. 작년말 계약에 사인한 김태군을 제외한 8명 중 현재까지 기대치에 부합하는 선수는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과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 2명 뿐이다.
특히 박세웅은 다년계약을 발판으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올해 27경기에 선발등판, 154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45의 커리어 최고 성적을 냈다. 시즌 도중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에도 참여, 금메달을 따내며 병역 특례까지 거머쥐었다. 5년 최대 90억원의 매머드급 계약을 안긴 팀에 일단 상큼한 첫걸음을 선물했다.
박세웅은 당초 상무 입단 예정이었지만, 2022년 10월 다년계약 체결과 함께 이를 포기했다. 계약서에 병역 특례를 받는 경우와 군복무를 할 경우가 모두 명시돼있었다. 말그대로 마지막 벼랑끝까지 몰린 나이였지만, 실력과 행운을 두루 갖춘 선수답게 힘든 고비를 버텨냈다.
다년계약의 공식적인 첫 사례는 2021년 12월 14일 문승원과 박종훈이다. 이제 그 역사는 2년을 겨우 넘었을 뿐이다. 박세웅은 롯데에선 처음, KBO리그에선 5번째 다년계약 선수로서 모범사례로 남고자 하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올해로 29세, 박세웅의 전성기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역대 KBO리그 비FA 다년계약
이름=팀=시기=기간=최대금액
문승원=SSG=2021년 12월=5년=55억
박종훈=SSG=2021년 12월=5년=65억
한유섬=SSG=2021년 12월=5년=60억
구자욱=삼성=2022년 2월=5년=120억
김광현=SSG=2022년 3월=4년=151억
박세웅=롯데=2022년 10월=5년=90억
구창모=NC=2022년 12월=6년=125억
이원석=키움=2023년 6월=2+1년=10억
김태군=KIA=2023년 10월=3년=25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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