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키움은 왜 26세이브 투수를 미련없이 떠나보냈을까.
FA 자격을 얻었던 베테랑 불펜 임창민이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은 지난 5일 임창민과 계약기간 2년 총액 8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금 3억원, 연봉 각 2억원씩에 옵션이 1억원 포함된 조건이다.
임창민의 삼성행은 어느정도 야구계에 소문이 나있었다. 임창민이 FA를 선언한 후 원소속팀이던 키움 히어로즈가 소극적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불펜 강화가 시급한 삼성과 손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살아있는 전설' 오승환과의 FA 계약 협상에 시간이 걸리며 임창민 영입 발표도 늦춰지고 있을 뿐이었다.
항간에는 임창민이 생각보다 많은 금액을 불러 키움이 잡을 의사가 없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2년 총액 8억원이었다. 예상보다 엄청난(?) 금액은 아니었다. 임창민이 지난해 꼴찌팀 키움에서 무려 26세이브를 기록한 걸 감안하면 오히려 저렴한 계약이라고 볼 수 있다. 26세이브는 지난 시즌 이 부문 6위 기록이다. 연봉 1억원이 전혀 아깝지 않은 놀라운 활약이었다.
그렇다면 키움은 왜 어려운 시기 26세이브를 해준 베테랑 투수에게 미련을 보이지 않았던 걸까. 계약 시도 자체를 안한 건 아니다. 마무리 조상우가 돌아온다지만, 불펜 전력이 강하지 않은 키움 입장에서 임창민이 필승조 역할만 해줘도 완전 '땡큐'였다. 대신 키움은 임창민이 FA 신청을 하기 전 비FA 다년계약으로 조건을 제시했다. 다년계약은 계약금 없이 연봉과 옵션으로만 계약을 체결할 수 있어 구단 입장에서 '목돈'이 들지 않는다.
계약기간은 2년으로 같았지만, 임창민은 키움의 조건에 만족하지 못했다. 계약금이 없으니 2년 8억원의 금액에 미치지 못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선택은 임창민의 몫이었다. 자신감이 있다면 시장으로 나가면 되는 것이었고, 아니면 키움의 안을 받아들여 안정적으로 야구를 하는 것이었다.
임창민은 결국 FA를 선언했다. 여기서 키움과의 인연은 사실상 정리됐다. 키움의 다년계약안은 최종안과 다름 없었다. FA로 시장에 나간 임창민과 다시 협상을 할 일은 없었다.
결국 임창민은 키움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한 삼성과 손을 잡았다. 키움도 이런 선택을 한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임창민이 지난 시즌 잘해준 건 분명 인정하지만, 39세가 된 임창민의 미래 가치를 봤을 때는 냉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팬들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다. 임창민은 2021 시즌을 마치고 NC 다이노스, 2022 시즌 후 두산 베어스에서 2번의 연속 방출 아픔을 딛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여기에 2008년 히어로즈 전신 현대 유니콘스 지명을 받았던 친정 식구이기도 하다. 전력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나름의 스토리도 있는 선수였는데 1년 만에 너무 허무하게 떠나보낸 듯 보이기도 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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