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천지개벽' 수준이다. K리그1(1부) 포항 스틸러스는 2024년 엄청난 변화를 맞았다. 감독이 바뀌고 주전도 절반 가까이 물갈이다. 개혁이나 혁신은 듣기 좋은 말이다. 하지만 언제나 반가운 단어는 아니다. 올해 포항이 그렇다. 포항은 지난 3년 동안 꾸준히 우상향 성장했다. 202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2년 K리그1 3위, 작년에는 K리그1 2위에다 FA컵 우승까지 차지했다. 흐름을 이어간다면 올해는 대망의 K리그1 대권에 도전할 차례다.
김기동 전 감독은 2019년부터 포항을 잘 만들었다. 그 지도력을 인정 받아 인기가 치솟았다. 포항이 마냥 잡아두기 어려워졌다. 계약 기간이 남았지만 FC서울로 떠났다. 김기동 감독의 이탈은 시작에 불과했다. 포항 공격과 수비의 핵심으로 활약한 외국인 듀오 제카와 그랜트는 중국행이 임박했다. 주장 완장을 찼던 김승대가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이적했다. 주전 센터백 하창래는 일본, 윙어 고영준은 유럽 진출을 모색한다. 베스트11 중 센터백 2명과 공격수 3명이 사라졌다.
포항은 박태하 감독 카드를 꺼냈다. 최선의 선택이었다. 포항의 레전드다. 현역 시절 1991년부터 2001년까지 포항 원클럽맨으로 뛰었다. 박태하 감독은 2015년 중국 2부리그 옌볜 푸더를 맡아 1부로 승격시켰다. 2018년 중국 여자축구 B대표팀(상비군) 감독을 거쳐 2020년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에 취임했다. K리그1 감독은 처음이지만 기술위원장으로 현장을 꾸준히 살핀 덕에 감각은 살아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수비진은 걱정이다. 포항은 2023시즌 38경기에서 40골을 허용했다. 포항보다 적은 실점은 전북과 광주의 35골 뿐이었다. 하창래와 그랜트가 모두 빠지면서 방어 시스템을 아예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일단 아시아쿼터 수비수 호주 출신 아스프로를 잡았다. 키(1m88)도 크고 발밑 기술도 좋은 편이며 스피드도 훌륭한 다재다능한 선수다. 남은 한 자리는 물음표다.
'제2의 하창래'를 발굴할 차례다. 부천에서 데려온 이동희,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전민광, 확실한 주전급으로 성장해야 하는 박찬용에게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하창래와 그랜트도 처음에는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꾸준히 기회를 잡으며 발전을 거듭했다. 박태하 감독의 지도력이 필요한 지점이다.
공격진은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제카의 빈자리는 조르지로 채웠다. 조르지는 2023년 K리그2에서 충북 청주 소속으로 깜짝 돌풍을 일으켰다. 키 1m90, 몸무게 84kg로 신체조건은 제카와 거의 비슷하다. 스피드 면에서는 조르지가 낫다. 조르지는 박태하 감독이 기술위원장 시절부터 점찍었다. 포항에 부임하자마자 조르지를 영입해달라고 요청했다. '준비된 감독'이라는 믿음이 가는 대목이다. 김승대와 고영준은 기존 자원들로 대체 가능하다. 이호재와 김인성은 스텝업을 꿈꾼다. 빠른 발을 자랑하는 정재희와 백성동이 부상을 털고 복귀한다. 공격형 미드필더도 가능한 허용준이 일본 임대를 끝내고 왔다.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8일 베트남 하노이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대략 6일 훈련 후 하루 휴식의 강도 높은 체력 강화 프로그램을 중점으로 2024시즌 담금질을 시작한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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