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육즙이 아주 촉촉한게" "고기가 맛이 없을 수가 없는 거야~!"
이영애 연기 신공에 고기 PPL 찬물 끼얹기다. 이 비극적인 연쇄 살인 스릴러의 장엄한 결말에 이리 길게 육즙과 숯 타령을 해야 하나. 땅 파서 드라마 만드는 것 아니고, PPL은 당연히 작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법. 그러나 이왕지사 드라마 전체 톤에 자연스럽게 녹이기 위해 조금 더 고민해야 하지 않았나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지난 14일 막을 내린 '마에스트라' 최종편은 마에스트라 차세음(이영애)을 둘러싼 의문의 살인사건, 살인미수 사건의 범인이 비정상적인 집착증을 가진 이루나(황보름별)의 소행임이 밝혀졌다. 파양의 상처를 겪은 이루나는 차세음에 대한 병적인 집착 속에 그녀를 괴롭혀온 이들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했다. 이뿐아니다. 차세음이 자신을 떠나지 못하게 조금씩 독약을 주입하는 사이코패스적 성향까지 보였다.
심지어 뒤늦게 밝혀진 이루나의 과거는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할 정도. 자신을 사랑으로 키워준 양모에게 장기간에 걸쳐 인슐린을 과다 투입하면서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패륜아였언 것.
이런 끔찍하고 비장한 전개가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이가운데 이루나를 불러내기 위해 단호하게 공연과 바이올린 연주를 결정한 차세음. 결국 주위 예상과 달리 이루나는 차세음의 공연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신들린 듯한 연주로 차세음과의 공연을 완성했다.
그리고 결국 자해까지 하는 이루나. 이런 비극적인 전개 속에서 차세음의 단호하면서도 따뜻한, 그리고 위기 속에서 오히려 자신만의 틀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사뭇 매력적으로 다가오는데, 여기서 갑자기 등장한 육즙과 숯 자랑이 긴장과 감동에 찬물을 끼얹는다.
하필 오케스트라의 마지막 회식 장면이니 더 만감이 교차할 텐데, 뒤늦게 합석한 유영재(김무열)이 "많이들 드세요. 제가 쏘겠습니다"라고 하더니 차세음에게 "네가 제일 많이 먹어. 이거 봐. 육즙이 아주 촉촉한게"라고 하는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이쯤하면 될 것을, 오케스트라 대표인 전상도(박호산)의 고깃집 자랑이 '갑톡튀' 길게 이어지면서, 감동에 찬물을 끼얹는다. "이 집이요. 고기를 매장에서 가공을 해요. 맛이 없을 수가 없어요" "숯봐 숯봐. 고기의 맛을 좌우하는게 숯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숯을 정말 좋은걸 쓰거든. 고기가 맛이 없을 수가 없는거야"라는 긴 대사가 이어지는 내내, 해당 가게의 상호가 아주 지나치게 잘보이는 앵글이 눈길을 끌었다.
오죽하면 "누가 보면 대표님이 여기 사장인줄 알겠는데요"라는 말에 실소가 터져나올까.
한편 '마에스트라'는 전 세계 단 5%뿐인 여성 지휘자 마에스트라, 천재 혹은 전설이라 불리는 차세음이 자신의 비밀을 감춘 채 오케스트라를 둘러싼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2018년작 프랑스 드라마 '필하모니아'를 원작으로 했으며, 지난해 12월 9일 첫방송 4.192% 시청률로 시작했다.
2회 4.844%로 상승하더니, 3회에 5% 시청률 돌파, 4회에는 6.0%의 시청률 기록했으며, 최종회 6.8%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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