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죄송합니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는 전 세계 취재진의 뜨거운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연신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황급히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 나갔다.
김민재는 카타르아시안컵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슈퍼 스타'다. 수많은 외신 기자들이 김민재를 보기 위해 대한민국의 경기는 물론, 태극전사들의 훈련장까지 찾을 정도다. 현장에선 "김민재와 인터뷰할 수 있냐"는 질문이 끊이질 않는다.
이유는 명확하다. 김민재는 '월드클래스' 수비수다. 그는 전북 현대, 베이징 궈안(중국), 페네르바체(튀르키예)를 거쳐 2022년 여름 나폴리(이탈리아)에 입단했다. 김민재는 고 마라도나가 뛰던 '이탈리아 명문' 나폴리에서 세계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했다. 왼쪽 센터백에서 뛰었음에도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과시했다. 그는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았다. 불과 한 시즌 만에 이탈리아 무대를 정복했다. 김민재의 활약 속 나폴리는 33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전 세계의 뜨거운 러브콜이 쏟아졌다. 그는 나폴리를 떠나 독일 거함 바이에른 뮌헨의 유니폼을 입었다. 김민재에게 '적응 시간'은 필요 없었다. 그는 단박에 뮌헨 주전 자리를 꿰찼다.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5경기, 유럽챔피언스리그(UCL) 5경기 등 벌써 2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혹사 논란'이 됐을 정도다. 그래도 김민재는 꿋꿋하게 달렸다. 그는 "뛰지 못하는 것보다 뛰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달리고 또 달렸다. 김민재는 2023년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생애 첫 수상이었다.
이제 김민재는 아시안컵 정상을 향해 달린다.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1960년 이후 64년 만의 왕좌에 도전한다. 김민재는 '클린스만호' 수비의 핵심이다. '우승 라이벌' 일본의 이타쿠라 고(묀헨글라트바흐)는 최근 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민재는 베스트"라고 평가했다.
김민재는 15일(이하 한국시각) 치른 바레인과의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서 선발 출격하며 압도적 존재감을 발휘했다. 수비에서만 '철벽모드'를 자랑한 것이 아니다. 그는 공격에서도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상황에 따라선 폭풍 질주로 답답한 혈을 뚫었다. 특히 그는 경기가 1-1로 팽팽하던 후반 11분 이강인의 결승골을 도왔다. 한국은 첫 경기서 3대1 승리했다. 김민재는 후반 27분 김영권과 교체됐고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유니폼이 흙투성이가 된 채 벤치에서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경기 뒤 김민재를 향한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김민재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은 채 떠났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김민재가 (이번 대회에)집중하고 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 앞서 김민재는 "아시안컵 목표는 우승이다. 우리 공격수들 화력이 워낙 좋아서 매 경기 득점하고 있다. 수비수들이 조금 더 집중해줘야 할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유의하면 좋은 성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재는 17일부터 요르단과의 2차전 준비에 들어간다. 도하(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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