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카잔의 기적'을 쓴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아시안컵 무대에서 새로운 기적을 쓸 수 있을까?
신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24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23년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최종전을 치른다.
인도네시아는 첫 경기에서 이라크에 1대3으로 패한 뒤 2차전 베트남전에서 짜릿한 1대0 승리를 거뒀다.
17년만에 본선에 오른 인도네시아는 마지막으로 출전한 2007년 대회에서 바레인을 꺾은 뒤 처음으로 '아시아 월드컵'에서 승리를 맛봤다.
한 수 위 전력을 지닌 베트남을 상대로 승리한 건 2016년 12월 AFF 챔피언십 이후 7년여만이다.
승점 3점을 따낸 인도네시아는 2전 전승으로 16강에 진출한 이라크(6점), 일본(3점)에 이어 조 3위에 위치했다. 일본과 승점 동률이지만, 득실차에서 밀렸다.
신 감독은 부쩍 오른 분위기를 앞세워 '우승후보 1순위'이자 피파 랭킹 17위인 일본을 꺾는다면 일본을 3위로 끌어내리고 조 2위로 16강에 오른다.
인도네시아 온라인 매체 '비바'는 23일 "만약 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를 이끌고 일본을 꺾는다면 축구 역사에 이름을 새기게 된다. '트리뷴뉴스'는 '미션 임파서블'이라고 칭했다.
피파 랭킹 146위 인도네시아가 아시안컵에서 토너먼트에 진출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앞서 4번의 도전은 모두 조별리그에서 막을 내렸다.
그래서 신 감독이 휘두를 '마법 지휘봉'에 관심이 집중된다.
K리그 성남 감독 시절부터 톡톡튀는 전술과 기지를 발휘하며 201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2011년 FA컵에서 우승했다.
국가대표팀 사령탑 시절이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독일을 꺾는 대이변을 일으킨 적이 있다. 일명 '카잔의 기적'이다.
2020년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겸 23세이하 감독을 맡은 신 감독은 2020년 AFF 챔피언십 준우승, 2021년 동남아시안(SEA)게임 3위, 2023년 AFF U-23 챔피언십 준우승 등의 성과를 냈다.
신 감독 부임 당시 피파 랭킹 173위였던 팀 가루다(인도네시아 대표팀 애칭)는 3년만에 20계단 이상 점프했다. 인도네시아가 140위권대로 올라선 건 2012년 이후 11년만이다.
일본전은 대한민국과 신 감독 본인에게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만약 인도네시아가 일본을 꺾는다면 일본은 조 3위로 추락해 16강 한-일전을 피할 수 있다. D조 2위는 한국이 속한 E조 1위와 격돌하는 대진이다.
일본전 승리는 일본에 씻을 수 없는 데미지를 안길 수 있다. 일본은 이미 2차전에서 이라크에 충격패하며 분위기가 다운된 상태다. 골키퍼의 인종차별 논란 등으로 시끌시끌하다.
16강 진출시 '장기 재계약'이라고 적힌 선물 보따리가 기다리고 있다.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장은 1차전을 마치고 "신 감독이 처음으로 16강행을 이끌 경우 2027년까지 재계약을 맺을 수 있다"며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신 감독은 기존 계약은 2023년 12월까지였다. 하지만 아시안컵 본선을 맡기기 위해 올해 6월까지 단기적으로 계약을 연장한 상태다. 이번 대회를 마치고 재계약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회 도중 조건을 걸었다. 조건 중에는 U-23 아시안컵 8강 진출도 있다.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다.
토히르 회장은 "나는 신태용을 존중하지만, 협회장으로서 프로페셔널해야 한다"며 "한국 감독의 실적이 좋다면 2027년까지 계약 연장을 협상할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토히르 회장은 일본전을 앞두고 직접 선수단을 찾아 보너스 지급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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