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분데스리가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은 '알와크라 참사'에서 얻은 '유일한 희망'이었다.
클린스만호는 25일 오후 8시30분(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FIFA 랭킹 130위인 약체 말레이시아와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에서 충격적으로 3대3으로 비겼다. 정우영의 선제골로 전반을 1-0 앞선채 마친 한국은 후반에만 3골을 허용하는 대굴욕을 당한 끝에 승점 1점 획득에 그쳤다.
0-0 팽팽하던 전반 21분 선제골을 갈랐다.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올려준 코너킥을 문전 앞에서 타점높은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 골키퍼가 공을 쳐냈지만, 공이 손에 닿기 전 골라인을 넘었다고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은 판단했다. 이로써 앞선 두 경기에서 후반 교체로 짧은시간 출전했던 정우영은 자신의 아시안컵 선발 데뷔전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발휘했다.
정우영은 득점 후 손목시계를 보는 시늉을 내는 골 셀러브레이션을 선보였다. '골 넣은 시간을 기억하고 싶다'며 만든 세리머니다. 지난해 9~10월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8번 시계 세리머니(대회 최다 8골)를 선보인 정우영은 대회 체질이라는 사실을 증명해보였다. 이번 헤더는 한국 대표팀이 작성한 첫 번째 세트플레이 득점으로, 정우영은 이번대회 2번째 슛으로 골을 뽑아냈다. 주전 윙어 황희찬(울버햄턴)이 불의의 부상을 당해 말레이시아전 전반전까지 투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완벽한 대체자'의 퍼포먼스를 발휘했다.
정우영은 이른 선제골로 대표팀에 여유를 선물했다. 이날 승리로 조 1위를 할 경우, D조 2위인 숙적 일본과 만나지만, 피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은 경고 한 장을 받은 주장 손흥민(토트넘), 핵심 센터백 김민재(바이에른뮌헨), 전천후 미드필더 황인범(츠르베나즈베즈다) 등을 어김없이 선발로 투입하며 승리를 좇고 있다.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 6분과 17분, 볼처리 실수와 판단 미스로 파이살 할림과 아리프 아이만에게 충격적으로 연속 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정우영은 패색이 짙은 후반 30분 오현규와 교체돼 나갔다.
1985년 이후 패한 적 없는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패배 위기에 내몰린 후반 38분 이강인의 그림같은 프리킥 동점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린 한국은 추가시간 4분 손흥민이 페널티로 재역전골을 넣었다. 하지만 추가시간 15분 교체투입한 로멜 모랄레스에게 통한의 중거리 슛을 허용하며 3대3으로 비겼다.
만족할만한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한 한국이 이날 얻은 유일한 소득은 정우영의 발견 정도였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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