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경기는 졌지만 경기력은 지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 모두 잘해줬다."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이 28일(한국시각) 카타르아시안컵 16강 호주전에서 0대4로 패한 후 기자회견에서 '믿고 따라온' 선수들에 대한 자부심을 전했다.
이번 대회 인도네시아 축구 역사상 첫 16강 신화를 쓴 인도네시아는 2015년 우승팀 강호 호주를 상대로 강한 압박과 한치 물러섬 없는 투지로 맞섰고, 슈팅을 기록하며 공격적으로도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K리거' 출신 아스나위는 측면에서 저돌적인 드리블로 호주를 위협했고, '여우' 신태용 감독이 작정하고 내세운 장신의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호주에게 피지컬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전반 12분 자책골 후 종료 직전 마틴 보일에게 쐐기골을 내준 후 후반 44분간 실점 없이 0-2로 버텼다. 그러나 후반 44분 크레이그 굿윈, 후반 추가시간 해리 수타에게 연속 2실점하여 4골 차 대패로 아시안컵을 마무리했다.
스코어는 대패였고, 결정력, 정확도 등 실력 차는 분명했지만, 인도네시아는 수세에서 내려서지도 물러서지도 않았다. 49%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호주가 7개의 슈팅, 5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고, 인도네시아 역시 5개의 슈팅으로 맞섰다. 패스성공률도 82%에 달했고, 9번의 가로채기, 15번의 클리어링을 기록하며 적극적인 압박 수비를 펼쳤다.
신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경기 스코어가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경기력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선 호주에게 축하를 전한다. 우리는 이번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대표팀 경기력만 분석해보면 이번 경기는 최고의 경기 중 하나였다"고 평가했다. "안타깝게도 첫 골은 우리 수비 실수(전반 12분 엘칸 바코트의 자책골)에서 나온 것이었는데 그런 불운한 실점이 아니었다면 경기 전체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경기 맥락에서 볼 때 우리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4골을 실점했지만 선수들에게 고맙고, 선수들의 활약이 자랑스럽다"며 공격적인 플레이로 호주를 압박한 선수들의 분투를 치하했다. "스코어에선 졌지만 경기력 면에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선수들은 제 지시에 정말 잘 따라줬다. 모든 것은 준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쨌든 우리는 졌다. 양 팀의 수준과 집중력은 여전히 다르다. 하지만 언젠가는 다른 강점을 가지고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축구의 성장과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호주를 잡고 8강에서 조국 대한민국과 격돌하려던 신 감독의 계획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인도네시아는 아시안컵에서 동남아시아 축구의 눈부신 성장을 입증했다.
한편 31일 16강전에서 대한민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잡을 경우 내달 3일 8강에서 호주와 맞붙게 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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