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캠프 가기 전부터 집중이 된다."
솔직하면서도 위트 있는 인터뷰. LG 트윈스의 임찬규가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취재진을 만나 시원하게 내질렀다.
임찬규는 지난시즌 팀을 29년만에 우승으로 이끌고 첫 FA로 4년간 총액 50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해 FA 자격을 갖추고도 신청을 하지 않고 재수를 선택했고, 이것이 '신의 한수'가 됐다. 시즌 시작을 롱릴리프로 했지만 이내 선발진에 구멍이 나며 빠르게 선발에 합류했고, 좋은 피칭을 이어나가며 바로 선발에 고정됐다. 30경기에 등판해 14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 다승 3위, 국내 선발 중 1위에 올랐다.
LG와 FA 협상을 이어나간 임찬규는 4년간 50억원이라는 큰 계약에 성공했다. 계약금 6억원, 연봉 20억원, 인센티브 24억원이었다. 보장액이 26억원으로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것.
아무래도 임찬규가 매시즌 성적이 꾸준하지 않았기에 LG 구단은 인센티브로 보험을 걸었다고 할 수 있다.
계약 당시 임찬규는 성대 결절로 인해 수술을 받아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래서 제대로된 인터뷰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미국 애리조나로 떠나는 30일 다시 임찬규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임찬규는 "이제 목은 완치 판정이 났다"며 "그동안 많이 답답하기도 했는데 도움도 됐다. 생각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며 웃었다.
우승을 꼭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떠나는 스프링캠프와 우승을 하고 떠나는 스프링캠프는 어떻게 다를까. 임찬규는 "캠프를 가는 마음은 똑같은 것 같은데 책임감이 더 생긴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이제는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있고,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되는 것도 있다"며 "더 착실히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다"라고 했다.
임찬규 본인의 위치도 달라졌다. 지난해엔 롱릴리프라는 보직을 받고 출발했는데 올해는 4선발의 자리다. 그러나 임찬규는 "건강에 대해 좀 더 착실하게 준비할 수 있는 부분만 다른 것 같고 개인적으로 다른 부분은 같은 것 같다"며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이다. 다른 부분이 달라지는 것은 없는 것 같다"라고 했다.
FA 계약에서 인센티브가 거의 절반에 가까운 부분이 동기 부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임찬규는 "확실히 동기 부여가 된다. 못하면 안되겠더라. 캠프 들어가기 전부터 집중이 잘될 수 있었다"라면서 "FA 첫 해 이기 때문에 또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더 동기 부여가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선발 투수로서 책임감을 강조했다. 지난해 우승 전력에서 마이너스가 있는 게 사실이다. 마무리 고우석이 메이저리그로 떠났고, 함덕주가 수술을 받아 전반기엔 나오지 못한다. 선발과 불펜으로 활약한 이정용이 상무에 입대해 무려 3명의 자리가 비었다. 이번 애리조나 캠프에서 어떻게 메우느냐가 중요하다.
임찬규는 올해는 선발이 불펜의 어려움을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작년엔 공격, 수비, 불펜이 모두 좋았는데 국내 선발은 좀 약했다. 올해 선발이 작년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면 불펜이 빠진 부분을 메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임찬규는 "나 역시 작년보다 1∼2이닝씩을 더 던지면 더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고, (최)원태도 올해 중요한 시즌이라 선발이 조금만 더 던져주면 불펜은 크게 문제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개인적인 목표를 말하면 이뤄지지 않는 징크스가 있어 올해도 하고 싶은 게 많지만 참았다. 임찬규는 "하고 싶은 것은 많다. 우승도 하고 싶고, 3점대도 하고 싶고, 15승도 하고 싶고, 한국시리즈 우승도 하고 싶고…. 그러나 그런 것을 목표로 두지 않고 작년처럼 백지에서 다시 시작한다. 다시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하니까"라며 "작년에 아쉬웠던 것을 보완하고 잘했던 부분을 살려서 준비를 잘 해보도록 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인천공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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