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라(호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너무 긴장한 것 같은데..."
3일(한국시각) 호주 캔버라 교외 나라분다의 MIT볼파크. 이날 처음으로 진행된 KIA 타이거즈 투수 불펜 피칭에 신인 투수 조대현(19)이 선을 보였다. KIA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대투수' 양현종도 후배 투수의 공을 지켜보기 위해 불펜 뒤에 자리를 잡았다.
이날 불펜조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선 조대현.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썼지만,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빨랫줄처럼 매끄럽게 공을 뿌리다가 종종 손에서 빠지는 공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 총 던진 공 갯수는 15개. 투구를 뒤에서 지켜본 정재훈 투수 코치는 "긴장할 필요 없다. 프로 입단 첫 캠프, 첫 피칭에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고 다독이면서도 다음 불펜 투수에서의 보완점을 지적하는 모습이었다.
조대현은 "오랜만의 피칭이긴 했는데, 캐치볼 했을 때 만큼의 뭔가가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불펜 뒤에서 지켜본) 양현종 선배님도 의식이 됐던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또 "원래는 포수 가슴팍에 편안하게 던지려 하는데 오늘은 힘이 들어가서인지 들쭉날쭉 했다"며 "오늘을 계기로 점점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대현은 고3 시절 투수와 타자를 겸업했다. 1m93의 건장한 체격을 앞세워 150㎞가 넘는 직구를 뿌리는 우완 투수로 호평 받았으나, 지난해엔 타자로도 뛰면서 강릉고 타선에 힘을 보탰다. 투수로는 18경기 62⅔이닝 7승 무패, 평균자책점 1.29, 4사구 27개, 삼진 76개, 피홈런 단 1개를 기록했다. 타자로는 25경기 타율 2할7푼3리(88타수 24안타) 1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20의 성적을 냈다. 부상으로 주춤하기도 했으나, 투수와 타자로 모두 성적을 올리면서 좋은 기량을 갖춘 재목임이 증명됐다. KIA는 조대현을 지명한 뒤 "계획대로 지명이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KIA 심재학 단장도 지명 직후 "(조대현에게) 유니폼을 입히다 몸을 만져보니 생각보다 좋다"고 흡족해 했다.
KIA는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투수 조대현'의 가능성을 체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로 이어지는 확고한 토종 선발진을 갖추고 있으나, 우완 선발 자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우완 사이드암 임기영이 지난해부터 불펜으로 전환하면서 이런 현상이 가속화됐다. 미래 우완 선발 육성 차원에서 조대현을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KIA 신인 투수들은 스프링캠프를 거쳐 곧바로 1군 무대에 서면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이의리 윤영철이 계보를 만들었고, 조대현도 그 뒤를 이어 받을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선수로 꼽힌다. 하지만 크리스 네일과 윌 크로우의 합류가 결정되면서 기존 토종 선발 3인방과 함께 5선발 로테이션이 완성된 KIA이기에, 당장 조대현을 급하게 활용할 이유는 없다.
때문에 KIA는 이번 캠프를 통해 조대현의 기량 최대치를 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KIA가 2년 전부터 시작해 재미를 보고 있는 함평 투수 아카데미로 가기 전 준비 단계에 해당하는 셈. 캠프 기간 축적되는 데이터와 리포트를 바탕으로 함평에서의 조대현 육성법도 자리를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첫 불펜 투구를 통해 스타트를 끊은 조대현이다.
캔버라(호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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