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라(호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제 정신차려야죠(웃음)."
큰 실패 뒤 맞이하는 새 시즌. 하지만 목소리는 더 밝았고, 결의에 차 있었다.
KIA 타이거즈의 좌완 사이드암 김대유(33). 지난해 FA 박동원의 보상 선수로 LG 트윈스에서 KIA로 이적했다. 오랜 무명 생활을 딛고 LG에서 2021~2022시즌 불펜 필승조 역할을 한 그를 데려온 KIA가 LG의 허를 찌름과 동시에 쏠쏠한 보강을 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하지만 김대유는 지난해 41경기 24⅔이닝에서 승리 없이 2패4홀드, 평균자책점 5.11에 그쳤다. 앞선 두 시즌 123경기 90⅓이닝 6승2패37홀드, 2점대 초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초라한 성적표다.
김대유는 "심리적인 차이가 제일 컸던 것 같다. 환경이 바뀐 가운데 내가 잘 해내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너무 잘 하려다 보니 욕심이 났고, 흐트러졌다. (전반기 실패 후) 마음을 비우고 해보니 달라지더라. '그냥 이렇게 하면 되는데'라고 생각해보니 지난 시즌엔 본전도 못 건진 것 같더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좋은 공부가 됐다. 원래 얻어맞기 전에 잘 해야 되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작년에 한 대 맞았으니 이제 정신차리고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미소 지었다.
비시즌 준비도 빨라졌다. 김대유는 "바짝 조여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체력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준비를 일찍 가져가고자 했다"며 "작년에도 준비를 소홀히 한 건 아닌데, 올해는 지난 성적이라는 계기가 있어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비시즌 기간을 돌아봤다.
전반기 19경기서 6.92까지 치솟았던 김대유의 평균자책점은 후반기엔 3.09(22경기)까지 낮아졌다. 후반기에 만든 반등 흐름을 이어가는 게 우선. 김대유는 "한 번 흐름이 끊겼다가 다시 시작하기 때문에, 지난해 후반기에 가졌던 컨디션이나 마음가짐을 이어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KIA에서 김대유의 역할은 중요하다. '투수왕국'으로 불리는 KIA 마운드지만 5선발 체제가 확고할 뿐, 마무리 정해영 앞에 설 다양한 불펜 요원들의 역할 설정이 필요하다. 좌타자 상대에 강점이 있는 김대유가 1이닝을 무난하게 책임져 준다면 KIA의 가을야구 성공 가능성은 좀 더 높아진다.
관건은 올 시즌 시행될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 좌우 컨트롤에 능한 김대유의 경우 상하에 비교적 후한 편인 ABS로 인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김대유는 "퓨처스(2군)리그에서 몇 차례 경험해본 바로는 존이 좁고, 좌우가 없다.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활용하는 투수들이 힘든 부분은 있다"며 "하지만 이미 시행하기로 한 제도인 만큼, 그에 맞춰 잘 극복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호주 캠프에서 첫 불펜 투구를 마친 김대유는 "마음이 조급해서 무리할 수도 있고, 솔직히 무리를 해서라도 몸을 잘 만들고 싶다. 이 부분을 잘 컨트롤해야 될 것 같다"며 "'오버만 하지 말자'는 생각이 크다. 감정적인 판단을 하면 대가가 따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KIA에 온 뒤 팬들에게 많은 응원을 받았는데 제대로 보답하지 못했다. 올 시즌 만큼은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다. 내가 어떤 선수인지, 얼만큼 할 수 있는지 보여드리고 'KIA에 잘 왔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캔버라(호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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