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최고의 타이밍인가, 최악의 타이밍인가.
KBO리그 스프링캠프가 한창이다. 각 구단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어떻게 시즌 준비를 하고 있는지에 관심이 모아져야 할 때다.
하지만 야구팬들의 시선은 한 군데로 쏠린다. 훈련장이 아니다. 과연 KIA 타이거즈 새 감독이 누가 되느냐다.
김종국 감독의 갑작스러운 금품 수수 파문으로 쑥대밭이 된 KIA. 스프링캠프 출발 직전 감독이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으니, 혼비백산할 수밖에 없었다.
겨우 정신을 차렸다. 선수들은 호주에서 감독 선임 여부와 관계 없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구단도 빠르게 사태를 수습하고, 새 감독 인선에 모든 공을 들이고 있다. 명절 휴무도 반납하고, 최종 후보를 추려 바로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만큼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KIA는 새 감독이 호주 1차 캠프 막판 일정이라도 직접 보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로 생각하고 있다.
KIA는 명실공히 KBO리그 최고, 전국구 인기팀이다. 그러니 KIA 감독 선임에 관심이 쏟아지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이번엔 과정이 아예 다르다. 보통의 감독 교체 과정이라면 어느정도 후보군이 추려지고, 누가 유력한지 소문도 나기 마련인데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십수명의 야인들이 후보로 거론되니, 누가 될 지 정말 모르겠어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또 KIA의 전력과 우승 도전 여부 때문에도 이번 감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IA는 외국인 선발 2명이 평균 이상만 해준다면, 선발진은 리그 최고 수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타선의 짜임새도 매우 좋다. 현장의 감독들이 KIA를 높이 평가한다. 이번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LG 트윈스 염경엽, KT 위즈 이강철 감독 모두 KIA를 경계할 팀으로 꼽았다.
누가 새 감독이 될 지 모르겠지만, 새롭게 올 감독에게 현재 상황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감독으로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일까, 아니면 혼자 애매하게 모든 걸 뒤집어쓸 수도 있는 '독이 든 성배'일까.
일단 위에서 언급했듯 전력 측면에서는 이견이 없다. 구슬이 서말이니, 잘 꿰기만 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수많은 야인들이 KIA 감독직을 욕심내고 있다. 우승까지 필요한 게 수십가지라 해도, 그 중 가장 중요한 건 전력이다.
하지만 KIA는 쉽지 않은 팀이다.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만큼, 부담도 크다. 또 이번 시즌은 자신이 원하는 코치를 거의 쓸 수 없다. 시즌 운영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아무리 역량 있는 감독이라도, 혼자 고립될 위기 가능성이 존재한다. 수개월 전부터 시즌을 구상하고 전투를 치르는 것과, 누가 어떤 특성을 갖고있느지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장 싸우는 건 하늘과 땅 차이다. 시즌 초반 시행착오가 일어날 수 있는데, 이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시즌 농사를 망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렇게 위급한 상황에 선임된 감독에게 한 시즌 결과를 가지고 책임을 물을 가능성은 많지 않다. 충격의 꼴찌, 이런 결과만 나오지 않는다면. 하지만 KIA는 만천하에 '윈나우' 시즌임을 선언했다. 이번 시즌을 소위 말해 '버리고' 갈 수 없는 상황이다. 새 감독에게 너무 부담스러운 시나리오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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