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극악의 타고투저 레벨. 불방망이 지옥에서 살아남은 투수가 SSG 랜더스에 왔다. 그는 '에이스'가 될 수 있을까.
SSG가 새로 영입한 우완 투수 마이클 더거는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스프링캠프에서 팀 합류 이후 첫 불펜 피칭을 실시했다. 이숭용 감독과 송신영 수석코치, 배영수 투수코치가 더거의 첫 불펜 피칭을 지켜봤다.
총 29개의 공을 뿌렸고, 직구, 슬라이더, 커브, 스위퍼, 투심패스트볼, 체인지업까지 두루 점검했다. 구단 자체 측정 결과 직구 최고 구속은 151.1km, 평균 구속은 148.2km를 기록했다.
첫 불펜 피칭인만큼 무리하지는 않았다. 컨디션 점검 차원이었고, 80% 정도 수준의 힘으로 공을 던지면서 감각을 살폈다. 투구를 지켜본 배영수 투수코치는 "공격적인 피칭이 돋보였다. 선발 투수로서 갖춰야 할 피칭 스타일이었다. 다양한 변화구를 보여줬는데 듣던대로 완성도가 아주 높았다. 특히 커브가 위력적이었다. ABS(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가 시행되는 환경에서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더거는 빅리그 커리어가 화려한 투수는 아니다. 2019년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른 후 2022시즌까지 빅리그 통산 27경기(13경기 선발) 무승7패 평균자책점 7.17로 초라한 성적을 냈다. 임시 선발 성격이 짙었다.
그러나 인상적인 것은 그의 지난 시즌 성적이다. 더거는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트리플A팀인 라운드락 익스프레스 소속으로 뛰었다. 빅리그 콜업은 없었지만, 트리플A에서 안정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특히 라운드락이 소속된 트리플A 퍼시픽코스트리그는 극악 레벨의 타고투저로 유명하다. 지난 시즌 유독 이 현상이 더 강했다. 퍼시픽코스트리그에서는 리그 148~150경기를 소화하면서 200홈런을 넘긴 팀이 2팀이나 있었고, 대부분 180~190홈런 이상이 터졌다. 리그 평균 OPS가 8할을 넘었다.
자연스럽게 투수들의 성적은 바닥이었다. 퍼시픽코스트리그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이 5.69다. 더거가 소속된 라운드락의 팀 평균자책점은 4.72인데, 이는 리그 최저 평균자책점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이런 투고타저 속에서도 더거는 가장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했다. 그의 트리플A 시즌 성적은 7승10패 평균자책점 4.31. 무난해보이지만, 그가 기록한 평균자책점 4.31은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들 가운데 최저 1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143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이 역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리그 환경과 지난 시즌 분위기를 감안했을때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투수였다.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변화구 구사 능력, 탈삼진 능력을 감안했을때 KBO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숭용 감독과 SSG 구단 관계자들이 여러 차례 영상을 보고 가장 만족감을 드러냈던 투수다.
SSG는 올 시즌 외국인 에이스의 활약이 절실하다. 2022년 통합 우승 당시에는 윌머 폰트라는 확실한 1선발이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그 역할이 사실상 없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야심차게 영입했던 에니 로메로가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 도중 어깨 통증으로 시즌 아웃됐고, 커크 맥카티는 평이한 활약을 해줬지만 잔부상이 많았다. 대체 선수로 영입한 로에니스 엘리아스도 기복이 컸다.
SSG는 새로 영입한 더거 그리고 재계약을 한 엘리아스까지 2명의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 로테이션 원투펀치를 맡아야 한다. 현재 평가받는 중위권 이상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성적이 필수 조건이다. 어느정도 검증을 끝낸 엘리아스와 비교해 더거는 '히든 카드'로 남겨져있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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